2023.02.14 19:52

봄, 까꿍 / 성백군

조회 수 8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까꿍 / 성백군

 

 

입춘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추운데

동네 담 보퉁이 벚나무는 어지간히 급했나 보다

만개(滿開)를 넘어 허공에 분분하며

겨울잠을 깨운다

 

땅 위에 떨어져 엎어진 낙화 한 송이

안쓰러워

주워, 뒤집어 보는데

까꿍수술들이 모여 아는 체한다

나도 드려다 보고 눈 맞추며 까꿍하는데

어디서 또 까꿍이다

더부살이 다람쥐 한 마리 늦잠 자다 깨었나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벚나무를 오르내리며 이쪽저쪽에서

까꿍’ ‘까꿍’ ‘까꿍

 

저기, 젖먹이 동네 아이

엄마 손 잡고 아장아장 걸어온다

중국, 일본, 한국 아이, 인도?

모르겠다. 저도 모르겠다고 말똥말똥

아무렴 어떤가, 제가 봄이라 귀여운데 까꿍

신기하고, 낯설고, 멀고, 가깝고, 이상하다고,  아이 눈망울에

봄이 까꿍’ ‘까꿍 까꿍

 

이러다간

내 혓바닥에 가시가 돋겠다

늙은 몸에도 꽃샘바람 불겠다

 

   1296 - 0213202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봄, 까꿍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2.14 88
2195 길가 풀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2.07 75
2194 재난의 시작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31 78
2193 세상, 황토물이 분탕을 친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24 78
2192 겨울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17 106
2191 듬벙 관람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10 498
2190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03 187
2189 이웃 바로 세우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27 128
2188 세월 측량하기 / 성백군 3 하늘호수 2022.12.20 165
2187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52
2186 입동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13 150
2185 노년의 삶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06 77
2184 아스팔트 포장도로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29 66
2183 기상정보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22 102
2182 단풍 값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16 104
2181 늦가을 빗길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11.08 462
2180 갓길 나뭇잎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01 128
2179 미루나무 잎사귀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23 117
2178 10월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04 104
2177 까치밥 file 유진왕 2022.09.29 7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3 Next
/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