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눈물을 수선하다

2016.10.03 06:04

이윤홍 조회 수:7933

눈물을 수선하다
                                            이윤홍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처음 흘린 눈물 한 방울
가슴 깊이 오십여 년 보관하고 있었던 것
오늘 꺼내든다
그동안 수도 없이 흘린 눈물
세월의 모든 즐거움과 괴로움과
원망과 쾌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온갖 흉터에 남루襤褸하기 그지없다
삶이란 이렇게도 험한 것인가
눈물의 상처는 무성하고 골은 깊다
으앙- 울음소리와 함께 흘린 눈물을 찾아
아무리 눈물의 연대기를 거슬러 올라가도
눈물의 시원始原까지는 가 닿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이미 내 생을 넘어선 이역異域이다
뚜껑을 연다
빈 상자에 소중히 담겨 있는 저 투명하고 맑은 순수
수선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김미희 시집 ‘눈물을 수선하다’의 제목에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2 윤슬 시 이윤홀 이윤홍 2018.11.03 8046
241 수평선 시 이윤홍 이윤홍 2018.11.03 8053
240 놔, 이런 여자를 만날꺼야 이윤홍 이윤홍 2018.09.05 7793
239 왜 날 사랑해? 이윤홍 이윤홍 2018.09.05 8220
238 윤동주-세코이아 나무 이윤홍 2018.09.05 7782
237 윤동주-잊혀진 열명의 거인(광복절 아침에) 이윤홍 2018.09.05 7905
236 드러누운 군주 이윤홍 이윤홍 2018.09.05 7896
235 시/너, 라는 여자 [2] 이윤홍 2018.09.05 7946
234 시/우리 이윤홍 2018.09.05 7976
233 Hyun Jeong- poem 이윤홍 2018.07.26 7717
232 현정이-시 이윤홍 2018.07.25 7357
231 모어 [1] 이윤홍 2017.12.29 7844
230 파도와 절벽 시 이윤홍 2017.12.22 8683
229 형상 시 이윤홍 2017.12.16 7900
228 한강 시 이윤홍 2017.12.16 7956
227 아파트의 하늘 시 [1] 이윤홍 2017.12.16 8536
226 감나무 시 이윤홍 2017.12.16 7798
225 흥행사 시 이윤홍 2017.12.16 31854
224 시/고인돌 이윤홍 2016.10.03 7720
» 시/눈물을 수선하다 이윤홍 2016.10.03 7933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604,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