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시

2017.12.16 03:56

이윤홍 조회 수:7803

감나무

 

 

눈부신 햇살이 입을 맞추었다

시원한 바람이 껴안고 춤을 추었다

푸른 달이 수액을 끌어 올렸다

온 몸이 산기로 가려웠다

달덩어리 하나씩 돋아날 때마다

고열로 붉어지는 통점痛點

 

 

지 에미 팔뚝 뚝- -부러뜨리고도

새빨개진 얼굴로 악착같이 매달렸다

막무가내 그들이 대견스런 에미

피붙이 하나로 꼬옥 껴안았다

 

사닥다리 놓아도 손닿지 못하는 맨 꼭대기

하늘로 드러난 곳마다

훠이 날아드는 목숨에게

온 몸을 보시하고도 넘쳐나는 저 풍요로움

 

껍질을 벗긴다

물컹 잘 익은 계절이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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