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어
2017.12.29 02:57
모어母語
이윤홍
모母와 어語 사이에 칼을 숨겼다
타국他國의 수많은 외래어들 사이에서
문득 ‘모’가 낯설어 보이는 순간
날카로운 칼끝으로 ‘모母’의 심장을 찌를 것이다
붉은 피 한 방울 뚝- 떨어지면
그 옛날 내 정신에 박혔으나
흐릿하고 느슨해진 그 소리 그 뜻
다시 올곧게 잡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타관他關에서의 내 일상어는
삶의 굴레를 돌려야하는 외래어이어도
나를 나답게 지탱하는 것은 오직 나의 모어母語뿐이니
나 때때로 이국의 언어에 정신 놓을 때마다
모母와 어語 사이에 숨긴
내 마음속 한 자루 서슬 퍼런 칼
손등의 심줄 툭- 툭-불거지도록 움켜잡으면
고향을 떠난 한 세상 외지에 묻혀도
모어母語를 품은 맥박은 뜨거워
가나다라 바른 소리*
내 무덤 앞 자랑스런 비문으로 우뚝 설 것이다
*바른 소리: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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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살아 있는 글...
한참 머물다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