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레미제라블'
2005.01.17 05:59
공연 리뷰 '레 미제라블'
2004년이 저물어 가는 즈음에 잊을 수 없는 공연을 봤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 제목과 같이 처참한 삶에 맞서 투쟁하며 살다 간 사람들의 노래 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진다. 이런 노래의 가사," 바리케이트 너머 저 어딘가에 당신이
꿈꾸던 자유와 평등과 박애의 세상이 있는가"
지난 해 12월 5일은 할리우드 팬터지 극장에서 레 미제라블을 공연한지 초나흘부터 시작을 했으니까 이틀 째였다. 그 전에도 여러 차례 공연을 해서 관객들에게 오랜 동안 사랑을 받아 온 뮤지컬이었다.
프랑스의 대 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 '레 미제라블'은 세계 최고의 뮤지컬 제작자인 카메론 매킨토시에 의해 뮤지컬로 재 탄생한 작품이다. 1985년 런던 초연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 5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은 최고의 걸작이다.
한 조각의 빵 때문에 은촛대를 훔쳐 형사에게 쫓기는 장발장의 스토리로만 익히 알고있던 나로서는 이 번에 볼 수 있었던 뮤지컬로 인해 레 미제라블을 재인식하고 그 이면의 숨겨진 많은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
19세기 프랑스의 파란만장한 혁명의 나날은 클로드 미셀 쇤버그의 아름다운 음악 속에서 더욱 웅장하고 수려하게 표현됐다. 가끔은 유려하면서도 융장하게 울려퍼지는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선율은 비참했던 당시 시대상과 등장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원작자가 말하고자 했던 자유와 인간의 고귀한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했다.
영어로 하는 뮤지컬, 좀 이해하지 힘들 지 않을까 생각했던 나의 우려 때문에 사전에 책이나 여러 정보를 접하고 간 탓인지 그다지 알아듣는데 애를 먹지 않았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은 멜로디로 음악을 즐겼더니, 연극이나 서적으로 대할 때와는 다른 매력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2막의 장발장 역을 맡은 랜달 키스의 솔로곡 'Bring him home' 은 고요하고도 섬세하게 떨리는 그의 음성이 마치 한 밤중에 드리는 기도 곡처럼 간절하고 애절했다.
이번 '레미제라블'무대에 올려진 앙상블은 보기 힘든 완성도 높은 앙상블이었다. 30여명으로 이뤄진 합창단이 뿜어내는 풍부한 음성은 평면적 음향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어 극장을 가득 채웠다. 1막의 마지막 곡 'one more day'에서 장대한 합창과 함께 혁명의 붉은 깃발을 들어올리는 순간은 소용돌이치는 격정이 객석에까지 밀려오는 것 같았다. 공연 말미에 죽어 가는 장발장 옆에서 "내일을 향해 전진하는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하는 가사로 노래한 피나레(Finale)는 소름끼치도록 진한 감동으로 마음을 적셔주었다.
팬터지 극장에서 만난 '레미제라블'은 눈 요기 식 가벼운 뮤지컬에 익숙해진 나에게 진정한 뮤지컬 고전의 면모가 어떻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 뮤지컬을 보게 해준 아들 며느리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 그 애 들이 금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子婦의 父母님과 함께 티켓을 준비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사돈과 같이 알아듣기 힘든 뮤지컬을 보다니, 하는 생각에 좀 께름직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청이라 거절 못하고 따라했는데, 예상외로 좋은 경험이었고 연말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거리를 만들어 준 셈이 되었다.
역시 젊은애들이 머리를 쓰는 것은 뭐가 달라도 다르며 개성이 뚜렷해서 좋았다.
2004년 마지막 달, 12월 초 겨울 비가 내리기 시작해 우산을 바쳐 들고 팬터지 극장을 갔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은 거이 다 느끼듯이 남가주의 겨울 비는 퍽 낭만적이고 분위기 있다. 또 귀한 비라 생각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비를 맞는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 속을 귀찮은 마음 없이 극장을 향한 발걸음이, 또 자식의 정성에 토를 달지 않고 고마움으로 그들의 뜻을 따랐더니 그 보상이 너무나 큰 것으로 내게 다가왔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선사 받은 감동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숭고하고 장엄한 메시지로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2004년이 저물어 가는 즈음에 잊을 수 없는 공연을 봤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 제목과 같이 처참한 삶에 맞서 투쟁하며 살다 간 사람들의 노래 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진다. 이런 노래의 가사," 바리케이트 너머 저 어딘가에 당신이
꿈꾸던 자유와 평등과 박애의 세상이 있는가"
지난 해 12월 5일은 할리우드 팬터지 극장에서 레 미제라블을 공연한지 초나흘부터 시작을 했으니까 이틀 째였다. 그 전에도 여러 차례 공연을 해서 관객들에게 오랜 동안 사랑을 받아 온 뮤지컬이었다.
프랑스의 대 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 '레 미제라블'은 세계 최고의 뮤지컬 제작자인 카메론 매킨토시에 의해 뮤지컬로 재 탄생한 작품이다. 1985년 런던 초연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 5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은 최고의 걸작이다.
한 조각의 빵 때문에 은촛대를 훔쳐 형사에게 쫓기는 장발장의 스토리로만 익히 알고있던 나로서는 이 번에 볼 수 있었던 뮤지컬로 인해 레 미제라블을 재인식하고 그 이면의 숨겨진 많은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
19세기 프랑스의 파란만장한 혁명의 나날은 클로드 미셀 쇤버그의 아름다운 음악 속에서 더욱 웅장하고 수려하게 표현됐다. 가끔은 유려하면서도 융장하게 울려퍼지는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선율은 비참했던 당시 시대상과 등장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원작자가 말하고자 했던 자유와 인간의 고귀한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했다.
영어로 하는 뮤지컬, 좀 이해하지 힘들 지 않을까 생각했던 나의 우려 때문에 사전에 책이나 여러 정보를 접하고 간 탓인지 그다지 알아듣는데 애를 먹지 않았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은 멜로디로 음악을 즐겼더니, 연극이나 서적으로 대할 때와는 다른 매력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2막의 장발장 역을 맡은 랜달 키스의 솔로곡 'Bring him home' 은 고요하고도 섬세하게 떨리는 그의 음성이 마치 한 밤중에 드리는 기도 곡처럼 간절하고 애절했다.
이번 '레미제라블'무대에 올려진 앙상블은 보기 힘든 완성도 높은 앙상블이었다. 30여명으로 이뤄진 합창단이 뿜어내는 풍부한 음성은 평면적 음향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어 극장을 가득 채웠다. 1막의 마지막 곡 'one more day'에서 장대한 합창과 함께 혁명의 붉은 깃발을 들어올리는 순간은 소용돌이치는 격정이 객석에까지 밀려오는 것 같았다. 공연 말미에 죽어 가는 장발장 옆에서 "내일을 향해 전진하는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하는 가사로 노래한 피나레(Finale)는 소름끼치도록 진한 감동으로 마음을 적셔주었다.
팬터지 극장에서 만난 '레미제라블'은 눈 요기 식 가벼운 뮤지컬에 익숙해진 나에게 진정한 뮤지컬 고전의 면모가 어떻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 뮤지컬을 보게 해준 아들 며느리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 그 애 들이 금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子婦의 父母님과 함께 티켓을 준비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사돈과 같이 알아듣기 힘든 뮤지컬을 보다니, 하는 생각에 좀 께름직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청이라 거절 못하고 따라했는데, 예상외로 좋은 경험이었고 연말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거리를 만들어 준 셈이 되었다.
역시 젊은애들이 머리를 쓰는 것은 뭐가 달라도 다르며 개성이 뚜렷해서 좋았다.
2004년 마지막 달, 12월 초 겨울 비가 내리기 시작해 우산을 바쳐 들고 팬터지 극장을 갔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은 거이 다 느끼듯이 남가주의 겨울 비는 퍽 낭만적이고 분위기 있다. 또 귀한 비라 생각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비를 맞는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 속을 귀찮은 마음 없이 극장을 향한 발걸음이, 또 자식의 정성에 토를 달지 않고 고마움으로 그들의 뜻을 따랐더니 그 보상이 너무나 큰 것으로 내게 다가왔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선사 받은 감동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숭고하고 장엄한 메시지로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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