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자식 사랑

2020.10.14 23:46

이인철 조회 수:2

19. 빗나간 자식사랑

     이인철

 

 

 

 어느날 부모와 함께 꼬마고객 2명이 들어왔다. 5살에서 7살쯤 돼보이는 형제였다. 부모가 물건을 고르는 사이 두꼬마 손님은 마냥 신이나 이곳 저곳을 누비며 물건을 만지고, 때론 던지고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이였다. 어린이들이 궁금한 것이 많다보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러나 매장안은 한마디로 난리였다. 그런데 이게 어인 일인가? 부모들은 고른 물건만 계산한 채 아이들을 데리고 총총이 가게를 빠져 나갔다. 매장안에 나뒹구는 물건을 쳐다보니 말문이 막혔다. 아무 미안한 기색도 없이 떠나는 부모 모습이 왜 그리도 야속하게 느껴지는지 모를 일이었다.

 주말이면 이런 일은 가끔 반복되는 일이지만 그때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나몰라라 아이들만 챙겨 떠나기 십상이다.  하도 진열된 물건을 함부로 만질 때면 어쩌다 "아가, 그러면 안돼요."라고 말할라치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흘겨보는 어머니의 눈과 마주쳐 할 말을 잃는다. 부모의 자식사랑이 왜 그리 극성인지, 남이 끼어들 틈새를 주지 않는다.

 어렸을적 생갹이 난다. 마을 어귀에 정자앞을 지날 때면 긴장하게 된다. 한번은 동네 어르신들께 인사를 안했다가 혼줄이 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시절에는 내 자식 남의 자식 구분이 없었던 것 같다. 어린이들이 해서는 안될 일을 할라치면 보는 쪽쪽 동네 어르신들께 혼이 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을까? 어려서 배운 습관이 쉅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동네 어르신들이 그렇게 관심을 가진 게 아니었을까 싶다.

 드문 일이지만 어쩌다 아이들에게 물건을 고르게 하고 카운터에 가져가 스스로 게산하도록 한 후 자신이 맘껏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부모와 만나면 어린아이까지 왜 그리 예뻐 보이는지 모른다. 무엇이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면 다 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가끔 댓살 남짓한 꼬마손님 혼자 물건을 사러오는 단골손님이 있다. 쪽지에 적힌 물건을 골라 하나씩 설명하면서 계산한 후 행여 흘릴세라 포장지에 꼭꼭싸서 꼬마손에 쥐어주면 왜 그리 뿌듯한지 모른다. 부모에게 사회생활을 배우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그렇게 진지하고 대견하다. 어려서부터 절제할 수 있는 행동과 예절교육으로 좋은 인성이 자리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간혹 언론에 자식에게 매맞고 사는 부모, 심지어는 용돈을 주지않는다고 부모를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소개될 때마다 어려서부터 인성교육이 얼만큼  중요한가를 깨닫게 된다. 이들 범죄는 절제할 줄 모르는 행동과 방탕한 생활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자식들이 귀엽다고 하고 싶은대로 마냥 키우다보면 미래에 예상치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아닐까?  지금부터라도 어린아이들이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교육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진다. 

                                                                         (2020.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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