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진짜뉴스

2020.12.12 12:57

김학 조회 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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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진짜뉴스

김 학

‘한국 언론을 통해 가짜뉴스를 보고, 해외언론을 통해 진짜뉴스를 본다.’ 요즘 내가 인터넷에서 읽어 본 경구이다. 이 구절을 읽고서 무엇인가 깨닫게 되었다. 세상이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나는 33년 동안 공영방송 KBS에서 프로듀서로 근무하다 정년퇴직을 했다. 방송과 더불어 살아왔던 33년이었다. 나는 프로듀서가 제작한 프로그램이나 기자가 취재하여 보도한 뉴스는 진실이라고 믿었다. 방송은 진실이 생명이라고 배운 까닭이다.
방송생활을 하면서도 집에서는 또 중앙지와 지방지 두 가지 신문을 구독했었다. 그래야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놓치지 않고 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우리 사회에 가짜뉴스란 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신문에서도 방송에서도 가짜뉴스가 보도된다고 했다. 또 유튜브방송에서 쏟아내는 뉴스도 가짜가 많다고 했고, 어떤 유튜브방송은 신문이나 방송의 가짜뉴스를 족집게처럼 꼬집어내기도 한다.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가짜뉴스가 전성기를 이룬 것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뉴스가 신문방송에 오르내릴 때가 아닌가 싶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쏟아내는 뉴스를 보면 조국이라는 뉴스 메이커와 그 가족은 지탄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로 보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검찰이 조국 내외를 기소하여 재판에 넘겨 법원에서 거짓이 벗겨지면서 가짜뉴스로 도배질 했던 신문방송의 뉴스가 사실 아님이 백일하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다가 우리나라 신문과 방송이 이렇게 타락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요즘엔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되는 뉴스를 보면 이 뉴스는 진짜일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언론인이란 사람들이 가짜뉴스로 기사를 만들고, 칼럼을 써서 독자와 시청자를 우롱할 수 있단 말인가?
요즘 부쩍 자주 등장한 어휘가 검찰과 언론의 유착이란 말이다. 검찰이 기자에게 가짜 보도 자료를 슬며시 건네주면 기자는 취재도 하지 않고 검찰이 바라는 대로 대서특필하여 보도한다는 것이다. 참 세상은 요지경이다. 그런 가짜뉴스에 세뇌된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검언유착세력과 한 패거리가 되고 만다.
대형신문들이 그렇게 가짜뉴스로 신문을 도배하면 군소신문들도 덩달아 춤을 추게 된다. 그러니 나라가 가짜뉴스로 들썩들썩하기 마련이다. 이런 가짜뉴스가 과연 언제까지 춤을 추고 나라를 흔들 것인가?
이제는 가짜뉴스 단속법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요즘 같이 가짜뉴스가 멋대로 활개를 치게 버려둔다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겠는가?
‘나는 네가 쓴 기사를 알고 있다.’ 어느 텔레비전 화면에서 본 표현이다. 어떤 경로를 거쳐 기사가 되었는지 그 이면을 안다는 뜻이니 가짜뉴스를 쓴 기자라면 무언가 가슴이 뜨끔하리라 믿는다.
이제는 가짜뉴스가 사라지고 진짜뉴스가 세상을 밝히는 나라가 되어야 할 것이다.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들이 이 땅에서 결코 발붙이고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진짜뉴스의 전성시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20. 8. 29.)

김학 약력
1980년 월간문학 등단/ 전북문협회장, 전북펜클럽 회장, 전북수필 회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역임/ <손가락이 바쁜 시대> 등 수필집17권, <수필의 길 수필가의 길> 등 수필평론집 2권/pen문학상, 신곡문학상 대상, 목정문화상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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