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여자이고 싶다

2008.11.01 15:41

박영숙 조회 수:53

그냥 여자이고 싶다
  
                   박영숙(영)

하늘끝에 걸어둔 그리움 싣고서
환한 달빛이 창문열고 들어와
헐벗은
내 가슴을 미친듯이 휘감아 올때면
꽃처럼
고운 눈속을 마주 들어다 보며
포도송이 같은 방마다 촛불을 켜놓고
황홀한 퐁옹과 꿈같은 언약을
알알이 가슴에 새기고 싶은
그냥 여자이고 싶다

복숭아빛 가슴이 얼비쳐 보이도록
곡선위로 흘러내리는
잠자리 날개같은 옷을 걸치고
백두대간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을
승천하는 용 머리위에 올려놓고서
기도처럼 조용히
아늑한 사랑속에 파묻히고 싶은
그냥 여자이고 싶다

때때로
일상의 생활에서 뛰쳐나와
찌든 때를 훨~훨 벗어 버리고
무대 위를 걸어 나오듯
행복한 사랑의 주인공이 되고싶은
그냥 여자이고 싶다

아니, 아니,
멋진 드레스가 아니라도
무대위를  걸어나오는 주인공이 아니라도
그대앞에 설때 만은

엄마도 아니고, 아내도 아니고
그대를 처음 만나던
그날의 여자같이 매력적인
그냥
그냥 여자이고 싶다


“영혼의 입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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