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2009.12.03 23:30

박정순 조회 수:62

부정(父情) 박정순 너무 늦게 둔 막내 딸이 안스러워 "저것 시집갈 때까지 내가 살까?" 하시며 좋은곳에는, 맛있는 음식은 작은 내손을 잡고 다니셨던 아버지께서는 어느곳이든 이사를 하고 나면 꼭 찾아오신다. 막내딸 사는 곳이 너무 높아서 계단을 올라오기 힘드셨다는 아버지 여느 때처럼 손에든 담배 "이거 마저 피고 내 들어가마" 하시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까지 닦으셨다 오늘밤도 아버지는 꿈에 오셨다 남들이다가는 천당도 못 가셨는지 "니 엄마랑 같이 갈려고... ," 아버님 기제에도 가지 못하는 막내딸 원망도 않으시고 먼 곳이라도 찾아오시는 꿈속의 부정 앞에 목에 잠긴다. 어둠이 빼옥한 창 밖 까칠한 수염으로 나를 깨우셨던 따가운 촉각이 깃발처럼 바람에 펄럭이는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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