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2009.12.04 00:27

정용진 조회 수:52 추천:2


                   정용진

나무가 옷을 벗고 있다.
한 여름
햇빛에 바래고
땀 먼지에 쩔은
헌옷을 벗고 있다.

봄에는 꽃, 여름에는 열매
가을에는 향기를 달고
늦가을 서리를 맞아
얼굴과 손이 붉어진 채
지닌 모두를 털어버리며
발가벗고 있다.

주름진 잔등
가슴 깊숙이 패인
성숙의 연륜.

나무는
겨울눈 찬바람 속에
알몸으로 서서
또 하나의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고 있다.

빈 가슴으로
신 앞에 겸허히 서는
나무의 겸손.

낙엽으로 말 하는 나무
툭 툭 툭
자신을 벗어 던지는 손길에
가득히 고이는
사랑의 온기(溫氣).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79 먼 길 떠나는 김수환 추기경 장태숙 2009.02.20 52
6678 현찰 좀 넣고 다니지 노기제 2009.12.07 39
6677 무료한날의 하오 강성재 2009.02.19 62
» 낙엽 정용진 2009.12.04 52
6675 겨울바다 박정순 2009.12.03 42
6674 부정 박정순 2009.12.03 62
6673 신새벽의 기도 박정순 2009.12.03 45
6672 호숫가에 서면 박정순 2009.12.03 59
6671 회명晦冥 걷기 2 이월란 2009.12.03 63
6670 걱정인형 이월란 2009.12.03 62
6669 길고양이 이월란 2009.12.03 56
6668 거울 이월란 2009.12.03 53
6667 병치레 이월란 2009.12.03 52
6666 종소리 종소리 서용덕 2009.12.03 45
6665 겨울 나그네 권태성 2009.12.03 66
6664 친정집을 나서며 정국희 2009.12.01 63
6663 가끔은 박정순 2009.12.03 45
6662 나는 바보 장정자 2010.02.16 63
6661 할미꽃 최상준 2010.06.03 62
6660 민들레 홀씨 박정순 2009.11.29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