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
2009.12.03 23:32
겨울바다
박정순
거울을 보며
바다 생각을 했었지.
갈매기 끼득거리며
빈가슴의 겨울바다를 달래 주었겠다.
추억의 실타래를 풀며
하아얀 모랫길을 걸어 보았지만
머리채 흔들며 끊임없이
부르다 돌아서는 파도
바람은
잠시도 쉬질 않고 수선을 떨었어
시간은,
세월은,
그리도 지루하고 답답했던 태풍경보는
아스라한 내 유년의 초상화
기억의 다리를 건너오다
그리움은 소금에 절여
삭고
푸우욱 삭아
흔적도 없는 액젓으로만 남아
인고의 물이 된 바다
한번도 마음 열어 보여주지 않고
소유 할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비밀의 바다여!
바다 생각을 했었지
언제나 그자리에서 말없이
나를 편하게 맞이해 주는
겨울바다가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지
오늘도 갈매기가
수두룩하게 날아 다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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