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005.03.03 04:22

오연희 조회 수:32

창세기/오연희 태초라는 말을 들으면 해조음 낮게 깔린 바닷가 백사장이 떠 오른다 하늘이 시작되는 바다 끝 갖 구워져 흙 내 솔솔나는 남과 녀 그 싱그런 육체에 태양도 훅, 숨을 몰아 쉰다 바닷가 저 쪽 연두빛 동산으로 발길 옮기는 두 그림자 야자수 그늘에서 나누는 서투른 사랑의 몸짓에 살아있는 것들 일제히 폭소를 터트린다 그 웃음 소리 공명으로 남아 있는 바닷가 백사장엔 아직도 바람이 불고 우리 겹겹이 입은 옷 모두 벗어버리고 태초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 한 줌의 사랑으로 회귀하는 그 날까지 그렇게 하염없이 물결은 밀려오고 또 밀려가고 있겠지. 2005년 2월 4일 흐르는 곡 : Chopin - ♬야상곡 2번 (Nocturne in E-flat major, Op.9, No.2) - Cello연주 2005년 미주문학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