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09 09:47

오연희 조회 수:41 추천:1

창/오연희 더위에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가 창 틈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에어컨 쌩쌩 돌아가는 집안에서 푹푹 찌는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사람 바짝 달구어진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져 있던 나는 한쪽 눈을 치켜 뜬다 너와 나 사이에 놓인 창 안락한 저 안쪽에 서서 바라보는 이쪽 세상 동정의 시선을 의식한다 몸을 더 길게 늘어뜨리고 눈을 지긋이 감는다 아주 잠시였다 급작스럽게 창문이 열어 젖혀지고 얼음처럼 찬 기운이 쏟아져 나온다 창이 열렸으니 우린 한 세상이다 찬 기운과 더운 기운이 어우러지는 한.세.상 느긋한 상상에 젖어 드는 순간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물체가 감지 되고 재빠르게 피한 자리에 낡은 운동화 한 짝 나 뒹군다 저 만치 나무 그늘 밑 한여름 낮의 꿈을 즐기려던 친구들 슬며시 몸을 세운다 창이 열린다고 한세상이 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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