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눈물
홍인숙(Grace)
한 사나이가
승리의 트로피를 안고 있다
관중의 기립 박수가 멈추지 않는다
땀범벅 얼굴 가득 기쁨 속에도
얼핏 묻어나는 고달픈 역정
사각의 링을 화려하게 날던
그의 한쪽 다리는
날카로움이 번쩍이는 철제 의족이었다
38%의 챤스를 넘어 프로로 입문하여
눈물겨운 투혼의 데뷔전을 펼친 의족의 복서
건강한 몸의 게으름과,
신체의 장애보다 이기주의로 가득찬
정신적 장애가 더 부끄럽다는 걸
말없이 알려준 스물두 살
눈물도 아름다운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