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에서
홍인숙(그레이스)
신(神)의 절묘한 작품아래
나는 앓고 있다
이만큼 멀리 와서
다가가지도 못하는 그곳을
인큐베이터 안의 신생아처럼
호텔 이십일 층 유리창 너머로
바라만 보고 있다
세계 각처에서 몰려온 방랑자들을
야자수 출렁이는 가슴으로 품어 안고
낙조(落照)를 기다리는 와이키키 해변이여
우리는 오늘 무슨 인연으로 만나
서로 바라만 보고 있는가
(8/11/05 호노룰루 Waikiki Banyan Hotel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