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 따라온 얼굴
2013.01.06 17:12

엄마를 버려두고
'진짜 엄마'를 찾아
욕지도로 따라나선 날
그 날도
하늘은 푸르렀고
뱃길은 선명했다.
'진짜 엄마'가 욕지도에 있다고
농담한 옆집 할머니
나는 그 말이 진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엄마는 어쩌자고 뱃길을 따라와
어린 나를 그리움에 울렸을까
뱃길을 따라온 엄마 얼굴이
구름 사이에서 빙빙 돌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욕지도 가시내가 되어있을 나.
돌아온 다섯 살 딸아이가
여든 셋 엄마의 임종을 지킬 줄이야.
올해는 엄마 없이 설날을 맞은 첫 해,
내 나이 다섯 살 때의 한 소묘가
새삼 그리운 것은
그런 추억조차 나눌 엄마가 이제는 없다는 것.
(사진:최문항/4-10)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75 |
강물의 배경
| 지희선 | 2013.12.23 | 8839 |
| 74 |
눈 덮힌 겨울강
| 지희선 | 2013.12.23 | 374 |
| 73 |
혼자 날아가는 새
| 지희선 | 2013.04.26 | 401 |
| 72 |
물구나무 선 목련
| 지희선 | 2013.04.26 | 349 |
| 71 |
두 잎이 한 몸 이루니
| 지희선 | 2013.07.09 | 418 |
| 70 |
민들레
| 지희선 | 2013.04.26 | 272 |
| 69 |
벽돌의 곡선
| 지희선 | 2013.04.26 | 372 |
| 68 |
5행시 - 엘에이의 비
| 지희선 | 2013.02.19 | 366 |
| 67 |
개울과 햇살
| 지희선 | 2013.01.10 | 464 |
| 66 |
눈과 이끼
| 지희선 | 2013.01.09 | 355 |
| » |
뱃길 따라온 얼굴
| 지희선 | 2013.01.06 | 328 |
| 64 |
강물
| 지희선 | 2013.01.06 | 434 |
| 63 |
눈 오는 산장의 밤 2
| 지희선 | 2013.01.06 | 439 |
| 62 |
눈 오는 산장의 밤 1
| 지희선 | 2013.01.06 | 306 |
| 61 |
파도자락
| 지희선 | 2013.01.06 | 389 |
| 60 |
흰 눈발과 고드름
| 지희선 | 2013.01.05 | 285 |
| 59 |
눈꽃
| 지희선 | 2013.01.05 | 237 |
| 58 |
바람과 호수 그리고 햇빛
| 지희선 | 2013.01.05 | 273 |
| 57 |
연꽃과 연잎
| 지희선 | 2012.12.24 | 1661 |
| 56 |
가을날의 숲
| 지희선 | 2012.11.23 | 3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