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2013.04.26 17:33

지희선 조회 수:272 추천:25



아무도 심어주지 않았다.
아무도 거두어 주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계절이 오는지 가는지.

그러나

민들레는 봄이 오면
누구보다 먼저 피어났다.
섭섭한 마음도 없이.

마음이 예뻐서였을까.
그는
병아리보다 앙증맞고
장미보다 어여뻤다.

가끔은 뽑히고
더러는 밟히면서
모진 삶을 살다가
그는 또다시 봄을 따라
훨훨 날아갈 것이다.
미련없이
깃털 가벼운 마음으로.

가끔
민들레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졸음 겨운 봄날이면.

(사진/김동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 강물의 배경 file 지희선 2013.12.23 8839
74 눈 덮힌 겨울강 file 지희선 2013.12.23 374
73 혼자 날아가는 새 file 지희선 2013.04.26 401
72 물구나무 선 목련 file 지희선 2013.04.26 349
71 두 잎이 한 몸 이루니 file 지희선 2013.07.09 418
» 민들레 file 지희선 2013.04.26 272
69 벽돌의 곡선 file 지희선 2013.04.26 372
68 5행시 - 엘에이의 비 file 지희선 2013.02.19 366
67 개울과 햇살 file 지희선 2013.01.10 464
66 눈과 이끼 file 지희선 2013.01.09 355
65 뱃길 따라온 얼굴 file 지희선 2013.01.06 328
64 강물 file 지희선 2013.01.06 434
63 눈 오는 산장의 밤 2 file 지희선 2013.01.06 439
62 눈 오는 산장의 밤 1 file 지희선 2013.01.06 306
61 파도자락 file 지희선 2013.01.06 389
60 흰 눈발과 고드름 file 지희선 2013.01.05 285
59 눈꽃 file 지희선 2013.01.05 237
58 바람과 호수 그리고 햇빛 file 지희선 2013.01.05 273
57 연꽃과 연잎 file 지희선 2012.12.24 1661
56 가을날의 숲 file 지희선 2012.11.23 341

회원:
5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101
어제:
188
전체:
1,418,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