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4 15:28
튀르키를 삼킨 눈물 연선 - 강화식
푸른 빛을 입고 지진 광이 섬뜩하자
까마귀 떼가 울부짖는다
감각기관이 민감한 동물들의 빠른 신호 뒤에
굉음이 우르르 쾅쾅, 건물들이 주저 앉는다
무엇을 향한 분노인가
시야를 분간 할 수 없는 매캐함 속에서
여전히 여진을 불러오는 공포가 세포 속에 파고들고
먼지와 잔해에 갇혀버린 남녀노소가
같은 날 나비가 되어 날아갔다
내려 앉은 돌 기둥 사이에서 울부짖는 소리
호흡이 달아나서 뻣뻣해진 딸의 손을 놓지 않는다
아버지의 깊은 목젖 떨림은 한계의 끝에 서고
놀라움 속 기억이 곤두박질치자 잦아드는 울음
탯줄을 안고 홀로 살아남아 기적이라 붙여진 이름 ‘아야’
힘을 모은 사투가 간간이 호흡으로 이어졌지만
기적을 뒤로하고 사라진 희망의 무지개들
긴 숨을 몰아 낼 때마다 근 막에 저장되는 기억들이
관절들은 굳게 하는 통증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다친 마음이 깊지만 트라우마로 자리 잡지 않길 기도한다
다시 일어나라 형제의 나라 옛 터어키여
기록을 활자로 남길 수 밖에 없는 물리적 제로를 자르고
마술의 힘을 빌어 영혼이라도 달래줄
기적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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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 이 되었다. 깊은 병에 시달리는 지구에게 따뜻한 기도를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