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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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저만치에서

2024.08.12 13:10

조형숙 조회 수:12

어린 나무는 웅장해지고 싶었다 

무성한 잎사귀 시원한 나무그늘 
비를 피하는 아이들 보듬어주고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싶었다 
저만치에서 둥근 해가 방긋 웃었다
" 너의 꿈대로 될거야 근심 하지마"
 
강한 바람에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웠다  
흔들리지 않았다 비틀거리지 않았다 
오히려 함게 유연하게 춤을 추었다
저만치에서 태양이 붉게 웃고 있었다 
"넌 넘어지지 않을거야 용기내"

뿌리와 줄기는 크고 장대했고 가지는 섬세했다
잎은 넓고 반질반질 윤이 났다 당당하게 팔을 열었다 
"귀여운 새들아 안식처가 되어주마 내 품으로 오렴"
저만치에서 찬란한 해가 웃고 있었다
"비로소 네 꿈이 이루어졌구나"
 
바람이 부드럽게 잎을 쓰다듬으며 사각 사각 말을 했다
나무는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이제 너른 품이 당당했다
저만치에서 석양의 빛이 웃고 있었다
"힘든 시간 지나가고 이제 너는 훌륭한 나무가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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