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진의 문학서재






오늘:
12
어제:
0
전체:
29,492

이달의 작가

2022.03.31 20:57

전희진 조회 수:52

 

전희진

 

 

  시는 새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새에 갇히는  현상, 무단한 경위에 대해 노크하는 형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코카틸이 구석진 속에 산다

새집으로 이사가면 새를 길러야지 아침이면 베란다에 볕이 드는 집에서

나는 없고 새가 있는

 

 전생처럼 주위를 맴도는 새들

부엌에 환풍기 돌아가는 소음 사이로 새가 우짖는다

시원한 그늘이 흘러내린다   순간 나는 창밖을 내다보고

창밖엔 황량한 사막의 풍경,  죠수아나무 수십 그루와 거침없는 태양의 군락

아래  바람의 소용돌이

 

매시간 새가 운다

새는 안에서 운다   자정에 우는 부엉이가 정오에도 운다

새벽 시에 울던 딱따구리가 시에도 운다

각자  시간의 프레임 속에 묶여서

팬데믹 중에도 새는 날아야하고  나는 날아갈 궁리만 한다

 

새를 길렀던 기억 속으로 새가 날아다닌다

 새만 날아다니는   아무도 없는  

코카틸 코카틸  마리의 새가 높은 전깃줄에 앉아 있어요

뾰족한  모서리를 떨쳐낼 없어요

다섯 살의 방에 갇힌 마리

아직도 새는 살아 있고

새는 죽지도 않아서 매시간 나를 깨운다

 

 

 *시와시학 2022년 겨율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