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nes from the River

2007.08.21 07:01

김혜령 조회 수:314



Ursula Hegi[-g-alstjstkfkd-j-]Ursula Hegi는 18세에 미국에 오기까지 독일에서 태어나 자란 작가이다. 이 소설은 라인강변의 작은 도시를 공간적 배경으로, 1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1915년부터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52년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유태인들과 이웃하며 살았던 독일인들이 전쟁과 나치의 유태인 학살이라는 수치스럽고 뼈아픈 역사를 거치며 겪는 고뇌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것이 그 시대, 그 장소의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보라는 듯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짚어가듯 그려져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미국에 와서 미국 사람들이 독일의 현장에 살았던 자신보다 유태인 학살을 비롯한 나치의 역사를 더욱 잘 알고 있음에 놀랐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스스로 겪은 사람들은 너무 부끄럽고 아픈 기억이었기에 침묵 속에 묻어 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침묵으로 감싸 전쟁 이후의 세대를 보호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창작기금을 얻어 독일에서 태어난 미국인들을 찾아 얘기를 듣고, 또 직접 독일에 돌아가 그 역사의 현장들을 돌아보고 자료를 얻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녀는 모르는 척 침묵 속에 묻기보다는 드러내 이야기함으로써 상처를 올바르게 보고 치유해야 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1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태어난 Trudi Montag이라는 난쟁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그녀의 관점에서 본 마을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를 표현한다.
'As a child Trudi Montag thought everyone knew what went inside others. That was before she understood the power of being different. The agony of being different.' 라는 첫 문장들은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모습이 다른 난쟁이였기에 Trudi는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강간을 당하고, 엄마를 광기로 몰아갔다는 죄책감을 원죄처럼 지고 산다. 그녀는 자신을 끼어주지 않는 그들의 세계를 안타까이 꿈꾸면서 그들이 흘리는 몇 마디의 말들을 주워 모아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이웃들에게 되돌려 주면서 그들의 내면을 알고 조정하는 자신의 힘을 느낀다. Trudi는 성인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1차 세계대전으로 극한 궁핍에 이른 국가를 일으키겠다고 나선 히틀러에 의해 유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을 빼앗기고 학대당하고 끌려가 학살당하는 이웃의 공포를 목격한다. 전쟁을 겪고 사랑을 얻고 잃는 기쁨과 슬픔을 겪으면서 성숙해진 Trudi는 이제 다른 이유로 이야기를 한다. 전쟁을 겪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전쟁을 모르는, 전쟁 이후의 아이에게 그들의 마음을 더듬어 전쟁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는 나치 치하에서 문을 두드릴 때마다 날 잡으러 왔는가 벌벌 떨던 유태인들과 종전 후, 나치에 협조했다고 미군이 잡으러 왔는가 벌벌 떠는 독일인들의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공산치하와 국군치하가 교차되던 6.25 전쟁 동안 우리의 모습인들 이렇지 않았을까. 우리는 과연 우리의 상처를 올바로 바라보고 치유하고 있는 것인지.
이 책을 통해 나는 학살당한 유태인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겪었던 평범한 독일인들, 즉 또 다른 피해자들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역사라는 큰 물줄기 속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들처럼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 아픔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같은 작가가 쓴 책으로 <Floating in My Mother's Palm> 은 <Stones from the River>보다 먼저 발표되었지만, <Stones...>의 속편 격이다. 전후 아이의 시점에서 생존자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나는 그 책을 읽었을 때는 전편에 흐르는 슬픔을 아득히 느꼈을 뿐, 그 근원의 고통을 볼 수 없었던 것인데 <Stones...>는 그 흐릿하던 윤곽을 확연히 드러내 보인다. 아마 한국전 후에 태어난 내가 보아온 한국이라는 세계도 그렇게 흐릿한 윤곽으로 가득한 것이 아닌가 싶어 마음이 숙연해진다. 얼마나 많은 고통과 슬픔이 우리의 역사에 숨겨져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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