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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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동화/베스레잌의 기적

2018.02.01 03:58

김태영 조회 수:30

베스레잌의 기적


                                                                                               김태영


아빠는 언제나 토요일에 낚시를 떠납니다. 나는 온종일 아빠를 기다립니다. 물고기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아빠는 별이 돋아날 때야 돌아 옵니다. 나는 얼른 물통을 받아 들고 속을 살펴 봅니다. 오늘도 빈 통입니다.  

 “만지지 마라. 냄새가 지독하다.”

 손톱만한 새우 한 마리도 없는데 무슨 냄새가 난다고 그러는지 아빠가 조금 미워지려고 합니다.

 “사실은 이 만큼 큰 놈을 세 마리나 잡았단다.”

 아빠가 팔뚝을 쓱 내밀어 보입니다. 

 “우와! 멋져요. 아빠! 나도 보고 싶어요. 왕방울 눈인가요? 큰 입 물고긴가요.”

 나는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데 세 마리씩이나 놓아주고 오다니 아빠 마음을 알 수가 없어요. 

 “나도 데려가 주세요. 살아있는 물고기는 한 번도 본 일이 없어요. Daddy, please!”

아빠는 다섯 살 생일 날 나를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이런 밤이면 나는 물고기 꿈을 꿉니다. 물고기세 마리가 침대 밑에서 헤엄을 치기도 하고 새처럼 날기도 해요. 나는 초록 물고기 등에 타고 밤하늘로 훨훨 날아 갑니다.  


 이 세상에는 똑 같은 일이 어디선가 똑같이 벌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 로스 엔젤레스에서 99번 고속도로 북 쪽으로 가다 41번으로 바꿔 탑니다.  41번은 켈리포니아에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 입니다. 산 속 오른 쪽에 베스레잌 표지 판이 있어요. 배스[농어] 가 많아 베스 레잌[농어 호수]이란 이름을 갖고 있답니다. 바로

우리 아빠가 다니는 호수 입니다. 커다랗고 길죽 합니다.  물푸레나무가 빽빽이 들어 선 어두운 구석에 레이디 울랄라 가족이 살고 있어요. 

 “엄마! 나도 형아 들처럼 호숫가에 가보고 싶어요. 보내 주세요.”

 “안돼.”

 “Why?”

 “ Beacause  넌 아직 베이비니까.”

 “난 다 컸어요. 저기 끝까지 헤엄칠 수 있어요.”

 “넌 아직 조심성이 없어. “

 “조심성이 뭔데요? 엄마!”

 “위험한 일을 빨리 피하고 누가 널 잡아가는지 알아서 조심하는 거다.”

 “누가 날 잡아가나요?”

 “사람들이 널 잡아다가 숯 불에 구워 먹는단다. “

 “앗 뜨거워! 싫어요 엄마!”

 “그러니 안 된다. 아가야. 엄마랑 여기 숨어 살자.”  

 “Why”

 “Because 네가 죽을 수도 있으니까.”

 “싫어. 싫어. 난 안 죽어. 갈 거야. “

 아기 배스는 뾰족한 입을 더 뾰족이 내밀고 떼를 씁니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오늘은 사람이 너무 많아 위험해. 안 돼.”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잡아 먹겠어요. 내가 먹지 말라고 할거야. 저것 봐! 강아지도 있어요. 강아지를 가까이서 본 일이 한 번도 없어요. 보내 주세요.”

 “가엾어라. 내 아기. 네가 한 살 되는 날 보내주마.”

 레이디 울랄라는 할 수없이 약속을 했답니다. 


   4월 7일 

 야호! 드디어 내 생일 입니다.

 ‘캐빈! 준비 됐지? 가자.”

 캠핑 모자를 눌러 쓴 엄마가 소리 칩니다. 강아지 발렌타인도 차에 탔어요.

 “히야! 내 아들 다 컸네! You are big boy now.”

 아빠가 나를 번쩍 안아 차에 싣습니다.

 우리는 다섯 시간을 달려 베스레잌에 도착 했습니다. 아빠는 호수를 한 바퀴 휘잉 돌아 줍니다. 키 큰 소나무와 노란 켈리포니아 파피 꽃이 피어있는 산책길에 솔방울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일찍 온 사람들은 전자보트 위에 꼿꼿이 서서 물 위를 슝슝 날아 다닙니다. 발렌타인이 코를 벌름벌름 두 귀를 나폴나폴 호수로 뛰어 내릴 듯이 벌떡벌떡 뛰며 좋아합니다. 발렌타인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 합니다. 

 우리는 아빠가 늘 앉는 자리에 자리를 잡습니다. 아빠는 낚시바늘에 지렁이를 뀁니다. 지렁이가 꿈틀꿈틀 합니다.

 “가짜 피래미를 쓰기도 하지. 오늘은 특별히 산 지렁이를 쓰는 거야. 큰 놈 한 마리 잡아야지. 내 아들 생일인데. 하하하.”

 아빠 얼굴이 사과같이 빨개졌어요. 기분이 아주 좋을 때 우리 아빠는 그렇게 웃어요. 큰 물고기를 잡으면 생일선물로 내가 갖겠지요. 나는 신이 나서 깡총깡총 뜁니다.  

 레이디 울랄라 집에서도 막 생일잔치가 끝났어요. 

 “엄마, 한 살 되었으니 호숫가로 나가도 되죠?”

 울랄라 여사는 뾰족한 입으로 물방울만 뻐끔뻐끔 토해내고 있어요. 

 “엄마, 약속을 지켜야죠.”

 “아가야, 착한 아가야. 엄마는 사람을 믿지 못한단다.”

 “싫어요. 가고 싶어요. 강아지만 보고 올게 보내 주세요. 엄마!”

 생일 날 아기가 우는 것은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울랄라 여사는 할 수없이 아기 배스의 소원을 들어 줍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절대로 잊으면 안 된다고 여러 번

부탁 했어요. 

 *꿈틀거리는 지렁이 먹지 말기. 

 *한들거리는 피래미 먹지 말기. 

 *멀리서 구경만 하고 금방 오기. 

 “네가 오지 않으면 엄마는 밥을 먹지 않을 거야.그러면  삐쩍 말라 죽을지도 몰라.  아가, 금방 돌아온다고 약속해다오. 엄마가 기다린다.”

 “걱정 마세요. 빨리 돌아 올게요. 엄마, 빠이빠이!”

아기 배스는 케빈네 가족이 있는 물가로 살랑살랑 조심조심 헤엄쳐 왔어요. 맨 처음 발렌타인이 아기 배스를 보았어요. 발렌타인은 기뻐 날뛰며 아빠 바지를 잡아 당겼어요.

“아저씨! 아저씨! 여기 꼬마물고기가 있어요. 빨리 잡아요!”

아빠도 보았지만 못 본 척 해요. 아빠는 어린 물고기는 잡지 않는 답니다. 나는 발렌타인이 짖는 쪽으로 달려 갑니다. 

“아! 초록 물고기!”

꿈에서 같이 놀았던 그 물고기에요. 나는 그만 너무 놀라 뒤로 넘어질 뻔 했어요. 햇빛이 물고기 등을 어루만져요. 그러자 초록빛과 황금빛이 호수에 넘실댑니다. 아기 배스의 눈과 내 눈이 마주 쳤어요.

“아빠! 내 꺼야. 내 물고기가 저기 있어!”

“아냐, 나 아니야. 난 가야 해. 엄마가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똑같이 소리 쳤어요. 아빠가 몸을 돌리는 바람에 낚싯대가 휫청하며 아기 배스 쪽으로 기울었어요. 아기 배스는 눈 앞에서 꿈틀거리는 낚시바늘의 지렁이를 덥석 물고 말았어요. 이 때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올랐어요. 

“엄마! 살려줘!”

소리치는 아기 배스의 입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어요. 아빠는 아기 배스의 입에 박힌 낚시바늘을 조심스럽게 뽑아줍니다. 발렌타인이 아기 배스의 머리를 핥으며 자기가 맨 처음 보았다고 자랑 합니다. 아빠도 초록색 배스는 처음 본답니다. 눈은 핑크색이에요. 작고 뾰족한 입을 오물거리며 뭐라고 말을 하고 있어요. 정말 귀여워요. 꿈에서처럼 아빠 팔뚝만 한 건 아니지만 내 팔뚝만 해요.

“어린 것이 어리버리하다 잡혔구나. 곧 놓아줘라. 안 그러면 죽는다. 쯧쯧”

아기 배스는 물통에 넣었어요. 잠깐만 놀다 보내 주기로 아빠하고 약속 했어요. 

 “난, 엄마한테 가야 해. 보내 줘.”

 “안 돼. 우리 집에 같이 가자.” 

 “지렁이를 조심하라 했는데 흑흑……”

 “울지마, 우린 친구야.  발렌타인도 너를 좋아해.”

 “엄마하고 약속 했어. 빨리 가야 해. 날 꺼내 줘. 보내 줘. “

 눈으로 말을 했지만 서로 알아 듣지 못 합니다. 나는 아기 배스를 자랑 하러 다닙니다. 공차기하던 애들, 술래잡기 하던 애들이 우루루 몰려와 내 물고기를 만지려고 합니다. 

 “초록 물고기다! 초록 배스다!”

 “내 꺼야. 내 생일 선물이야. 만지지 마. 내 친구야.”

 나는 자랑스럽게 배스의 입에 뽀뽀를 합니다. 친구가 없는 나는 친구가 생겨 어깨를 으쓱 합니다. 아이들이 딱 한 번만 만져 보자고 사정 하지만 내 거니까 나만 만져 봅니다. 머리위로 올리고 뱅글뱅글 돌며 춤도 춥니다. 이제 해가 산을 넘어가고 있어요. 켈리포니아의 저녁 노을은 그림 같습니다. 처음에는 핑크색이다가 복숭아 색이 되고 옅은 포도색이 될 때 슬쩍 노랑 물감이 번지며 점점 희미해 집니다. 사람들이 모두 붕붕 떠나 갑니다. 아빠가 물통을 들고 와서 보여 줍니다.

 “자, 봐라. 큰 놈이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아빠는 물통에서 팔뚝만한 물고기를 한 마리씩 꺼내 보여 주고는 호수에 놓아 줍니다. 한 마리 갖고 싶었지만 욕심 내지 않아요. 아기 배스가 있으니까요. 

 “가자. 물고기 놔줘라.”

갈 준비를 모두 마친 아빠가 물가에 있는 나를 재촉 합니다. 나는 깜짝 놀라 아빠를 쳐다봤어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아기 배스는 내 생일 선물 입니다. 우리는 친구 입니다. 헤어질 수 없어요. 발렌타인도 말도 안 된다며 고개를 흔듭니다. 

 “아빠. 이건 내 꺼야. “

나는 웃으며 대답 합니다. 아빠가 잠깐 잘 못 생각한 것이겠지 그랬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는 듯이 끔찍한 말을 합니다. 

“물에 던져. 죽었어.”

“아니야. 안 죽었어!”

나는 그만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흔듭니다. 나를 사랑한다는 아빠가 어떻게 내 친구가 죽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엄마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재빨리 비데오를 찍기 시작 합니다. 

“저녁 먹을 시간이다. 가자.”

“으응. 이거 데리고 가.”

“안 돼. 버리고 가.”

“Why?”

“Because 죽었으니까.”

“안 죽었어. This is my friend!”

나는 한 발 뒤로 물러 섭니다. 그러나 손에 든 물고기는 차마 쳐다 볼 수가 없습니다. 맨 처음 눈이 마주치던 빛나는 눈동자만 머릿 속에 가득 합니다.  

“Let’s go! 캄캄해진다. 버려라. 냄새 난다.”

“냄새 안 나. 안 죽었어.”

“죽은 물고기를 뭐 할거니? “

“장난감 바구니에 넣어 줄 거야.”

아빠는 조금 위 쪽 자동차 옆에 서 있습니다. 밑에서 올려다 본 아빠의 다리는 코끼리 다리처럼 튼튼해 보입니다. 나는 아빠를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하기만 합니다. 내 얼굴이 겁에 질려 푸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안 돼. 죽었어. 어서 버리고 가자.”

“싫어. 안 죽었어. 안 버려. 내 꺼야.”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해도 저절로 눈물이 흘러 내립니다. 어쩌면 나 때문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늘도 벗겨지고 목도 마르고 아팠을 텐데, 그렇지만 난 죽이지 않았어요. 어쩌나, 잘 못 했어요. 안 죽었다고 말해주세요. 하나님은 뭐든지 할 수 있으니 내 친구를 살려 주세요. 중얼거리고 있을 때 아빠는 또 재촉 합니다.

 “물고기는 죽는 거야. 빨리 버려. 빨리 가자. 벌써 밤이다. “

 “안 죽었어. 내 친구는 안 죽어. 데리고 가!” 

 파랗게 질려있던 내 얼굴은 이제 토마토처럼 새빨갛게 부풀어 오릅니다. 고개를 흔들어도 나 때문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더 바짝 내 머리를 조입니다. 나를 바라보던 소나무들도 이파리를 세우고 우우우 웁니다. 물푸레 나무들도 가느다란 몸을 서로 붙잡고 흐느낍니다. 아기 배스 엄마가 숲이 우는 소리를 듣고 물가로 나옵니다.

 “아! 내 아기, 가엾은 아가야, 저런, 죽은 줄도 모르고.”

엄마는 눈썹 같은 초승달을 바라보며 아기 물고기를 살려 달라고 부탁 합니다. 그러자 달님이 눈을 크게 뜨고 아래를 내려다 봅니다. 축 쳐진 몸뚱이가 내 손에 덜렁덜렁 하는 것을 보고 쯧쯧 혀를 찹니다. 죽은 물고기를 보고 하늘의 물고기 자리 별도 한숨을 쉽니다. 밤 안개가 어둠 속에서 이불처럼 호수를 덮기 시작 합니다. 

 “우리만 남았구나. 가자. 버리고 빨리 타.”

 “안 버려. 안 가. 같이 가야 해.”

 “안 돼.”

 “why?”

 “Because 죽었으니까. 냄새 나니까.”

 “아빠, 아빠는 날 사랑 한다 했지? 사랑하니까 내 소원 좀 들어줘. “

 “안 돼. 버려! 죽은 지 오래 됐어. 빨리 버려!”

 “아빠! 부탁이야. 데리고 가. 으응, please! Please!”

 바람이 소문을 날랐어요. 가까운 요세미티 공원에도 소문이 퍼졌어요. 사슴과, 곰들, 커다란 바위 해프 돔, 엘 카피탄 돔 그리고 어마어마한 폭포들 까지도 한 목소리로 “ 깨어나라 아기 배스!” 소리 칩니다. 나는 춥고 배고파 곧 쓸어질 것만 같습니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에 눈물 콧물이 흘러 내리는 것도 모르고 물고기만 만집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내 손의 떨림이 물고기를 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늘이 빙빙 도는 것 같아요. 나는 하늘을 쳐다보며 중얼거립니다. 

[나는 한 번도 하나님을 본 일이 없어요. 나는 한 번도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은 일이 없어요. 그렇지만 나는 알아요. 하나님은 죽은 물고기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Because 하나님 이니까요. 하나님! 제발 부탁 합니다. 내 물고기를 살려 주세요.] 

이 때 엄마가 갑자기 소리 칩니다. 

 “여보! 여보! 이것 봐요. 100만 명이 보고 있어요. “

 아빠도 깜짝 놀라 엄마의 페이스 북을 살펴 봅니다. 엄마가 올리고 있는 아기 배스 얘기가 지구의 모든 나라에 퍼져 나가고 있어요. 조그만 전화기가 불이 난 것처럼 클릭, 클릭…… 100만 명이 같은 시간에 댓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알바니아, 중국,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크로아리아, 덴마크, 페루, 세네갈, 르완다, 에스토니아, 튀니지, 바루아투….. 이런 나라 사람들이 자기 나라 말로 나와 아기 배스를 응원 합니다.

 *캐빈! 힘 내라. 배스는 살아난다. 물 좀 먹여라!

 *아기 물고기 엄마가 기다린다. 살아야 한다.

 * Wake up! Baby bass! Wake up baby bass!

 *안 죽었어. 버리지 마. 

 *틀림없이 살아 난다. 살아나면 집에 보내줘라.

 *내가 지금 베스레잌으로 간다. 기다려. 같이 있자.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내 편은 발렌타인 뿐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내 편을 들고 있어요. 힘이 솟아 납니다. 

 “너는 죽지 않았어. 잠깐 잠들었을 뿐이야. 눈 떠. 빨리.”

 나는 아기 배스를 번쩍 들어올려 뾰족 나온 입에 뽀뽀를 합니다. 이 때 물방울 하나가 아기 배스 입 속으로 똑 떨어 졌어요. 물고기 자리 별의 눈물입니다. 이것을 보던 별들이 너도 나도 눈물방울을 떨어뜨려 줍니다. 별의 눈물은 가슴을 찢어 만든 것이랍니다. 아픔으로 만든 눈물을 받아 먹은 아기 배스가 드디어 눈을 번쩍 떴어요. 우리가 처음 보았을 때처럼 눈이 마주쳤어요. 나는 그만 기쁨에 넘쳐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아빠! 아빠! 이것 봐. 안 죽었어. 눈 떴어!”                                                                                                                                          

 “캐빈, 조심해! 넘어진다.”

 꿈틀거리는 아기 배스가 다칠까 조심하다가 나는 그만 뒤로 벌렁 나자빠지고 말았어요. 아빠가 달려와 번쩍 안았어요.

 “오, 나의 베이비. 네가 살렸구나. 그럴 줄 알았다. “

 아빠가 나를 목마 태웁니다. 나는 하늘을 바라 봅니다. 별들 속에 천사가 있는지 보고 싶어요. 별이 점점 커 집니다. 하늘 가득 보석이 박힌 것 같이 빛이 납니다. 어느새 어둠이 물러가고 별빛이 호수에 가득 찼습니다. 하늘과 호수가 손을 잡고 동그라미를 그리며 돌고 있는 것 같아요. 소나무 숲이 바이올린 소리를 내네요. 물푸레 나무가 피리를 불어요. 호수 안에 있는 물고기들이 모두 깨어 얼굴을 내밉니다. 잠자던 캘리포니아 파피꽃이  눈을 뜹니다. 그 뿐인가요? 100만 명이 넘는 페이스 북 친구들이 부라보를 외칩니다. 


“나 라도 너처럼 그랬을 거야. 버리고 갈 순 없지.친구니까."

아빠의 얼굴이 이상해요. 입은 웃고 있는데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려요. 

 “아빠, 왜 울어?”

  “Because 내 아들이 자랑스러워. 죽은 물고기가 살아 난 것은 기적이란다.”

  엄마가 카메라를 내 얼굴에 맞춥니다. 페이스 북 사람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어린이 친구 여러분 감사 합니다. 페이스 북 여러분이 기적을 가져 왔어요. 아기 배스는 엄마한테 보내겠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또 만날 거에요.”

 나는 물고기를 호수에 조심조심 놓아 줍니다. 울랄라 여사가 베이비를 데리고 집으로 갑니다. 아기 배스가 몇 번이나 뒤돌아 보는지. 나는 그 마음을 알아요.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입니다. 내가 베스레잌에 올 때마다 내 친구는 나를 보러 물가로 나와 줄 것을 나는 믿어요. 우리는 같은 날 태어난 친구니까요. 아, 졸려요. 텐트에 들어가 좀 자야겠어요. 긴 밤이 지나고 벌써 새벽이 오고 있습니다. 


     끝


 *페이스 북에서 본 실화를 재구성한 동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