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초
2004.01.09 12:52
감을 숙성시켜 만든 맑은 체액
단맛보다 신맛의 옷을 입고
높은 약리효과l의 모자를 쓴
선비의 기품
말의 포장지에 싸인 송곳
찌르고 간 흔적
한지 봉지 마다 감초연고
높낮은 부엌선반의 감식초
와르르 쏟아져 나와
덧날까 망을 보는 달밤
깁게 패인 상처에
켜켜이 고인 미움의 고름
저 고운 달도 어쩌지 못하나
제 몸 녹힌 감초고약은
온 몸을 던져 빨아낸다
상채기 구멍마다 바람이 들락이고
쑤시는 번민에 뒤척이는 밤
이빨사이 작은 신음에도
달려오는 감초 목소리
이토록 느슨한 붕대로 안식을 감아주니
창틀에 앉은 고운 달도 말고
삶의 감나무에 한 알의 감이고 싶다.
단맛보다 신맛의 옷을 입고
높은 약리효과l의 모자를 쓴
선비의 기품
말의 포장지에 싸인 송곳
찌르고 간 흔적
한지 봉지 마다 감초연고
높낮은 부엌선반의 감식초
와르르 쏟아져 나와
덧날까 망을 보는 달밤
깁게 패인 상처에
켜켜이 고인 미움의 고름
저 고운 달도 어쩌지 못하나
제 몸 녹힌 감초고약은
온 몸을 던져 빨아낸다
상채기 구멍마다 바람이 들락이고
쑤시는 번민에 뒤척이는 밤
이빨사이 작은 신음에도
달려오는 감초 목소리
이토록 느슨한 붕대로 안식을 감아주니
창틀에 앉은 고운 달도 말고
삶의 감나무에 한 알의 감이고 싶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0 | 개인구좌 | 김영교 | 2004.01.09 | 464 |
» | 감 초 | 김영교 | 2004.01.09 | 499 |
88 | 해변에서 | 김영교 | 2004.01.01 | 709 |
87 | 바람자락 | 김영교 | 2003.12.16 | 624 |
86 | 꽃길 | 김영교 | 2003.12.16 | 892 |
85 | 애국가의 날개 | 김영교 | 2003.12.08 | 937 |
84 | 사진 2장 | 김영교 | 2003.12.05 | 474 |
83 | 쌈밥 | 김영교 | 2004.12.09 | 480 |
82 | 솔잎물방울 | 김영교 | 2003.12.01 | 531 |
81 | 눈 내리는 연하장 | 김영교 | 2003.12.01 | 561 |
80 | 하나로, 세계로, 미래로 | 김영교 | 2003.12.01 | 830 |
79 | 어떤 그림 한 장 | 김영교 | 2003.11.28 | 498 |
78 | Re..벗 하나 얻고보니 | 김영교 | 2003.11.21 | 838 |
77 | Re..나의 작설차 | 김영교 | 2003.11.20 | 794 |
76 | 작설차 향내에 젖어 | 김영교 | 2003.10.27 | 669 |
75 | 가을 이야기/용자나리민자(대학 40주년) | 김영교 | 2003.10.26 | 757 |
74 | 밝은 성모안과를 위한 시 | 김영교 | 2003.10.25 | 640 |
73 | 첫 사랑 | 김영교 | 2003.10.11 | 413 |
72 | 기도정원 | 김영교 | 2003.09.03 | 421 |
71 | 코스모스 기억 | 김영교 | 2003.08.28 | 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