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새이고 싶다

2005.11.09 15:29

김영교 조회 수:180 추천:11

오늘 문득 새이고 싶다 / 김영교 산책길에서 절벽처럼 끝난 새의 주검을 만났다 하늘,구름,나무,연,굴뚝 그리고 아버지 모자 높은 곳을 처다보기를 좋아한 유년의 뜰 그 뜨락은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어느날 떼지어 밑변이 없는 삼각형으로 날아가는 철새들 바라보았을 때의 떨림 마음 속 으로 부터 창공 하나 키우기 시작했다 목이 길어 학이 될까 밤눈이 밝은 부엉이가 될까 높이는 더 높이로 이어지고 겹겹이 상처테* 늘어난 오늘 체온이 달아난 깃털이 다시 일어서서 오래 잊고 지내 온 어릴 적 날개를 끌어 낸 새의 죽음은 주검으로 끝나지 않는다 들리는 무수한 날개 퍼득이는 소리 성전 지붕을 뚫고 날아오르는. *상처의 연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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