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새이고 싶다 / 김영교
산책길에서
절벽처럼 끝난 새의 주검을 만났다
하늘,구름,나무,연,굴뚝 그리고 아버지 모자
높은 곳을 처다보기를 좋아한 유년의 뜰
그 뜨락은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어느날 떼지어
밑변이 없는 삼각형으로 날아가는 철새들
바라보았을 때의 떨림
마음 속 으로 부터
창공 하나 키우기 시작했다
목이 길어 학이 될까
밤눈이 밝은 부엉이가 될까
높이는 더 높이로 이어지고
겹겹이 상처테* 늘어난
오늘
체온이 달아난 깃털이 다시 일어서서
오래 잊고 지내 온
어릴 적 날개를 끌어 낸
새의 죽음은
주검으로 끝나지 않는다
들리는 무수한 날개 퍼득이는 소리
성전 지붕을 뚫고 날아오르는.
*상처의 연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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