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2007.11.30 01:25

김동찬 조회 수:1019 추천:74

고장난 뻐꾸기가 운다.

딱딱 시간 맞춰 울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운다.
시계가 되기를 거부한 뻐꾸기.

도시는 시간을 잃고
유월의 보리밭이 된다.

먼 앞산에서 건너와
뻐 꾹
뒷산 메아리로
사라지는
뻐 꾹

저 온 들판을 흔들어
기어이 넘실거리게 하며
뻐꾹
뻐꾹
뻐꾸기가 운다.

더 울어라.

함께 울자.
이 미친 놈아.
고장난 사랑아.

뻐 꾹
뻐 꾹

꾹.


<우리시> 2007년 1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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