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편일까

2008.11.05 02:10

김동찬 조회 수:1286 추천:111

나는 경상도 땅 김해 김씨.
아버지의 원적은 서울이고
전라도 영암 사람인 어머니와 결혼
나를 목포에서 낳았다.
아내는 전라도 땅 장수 황씨인데
진해가 고향이다.
신라와 백제가 서울에서 만나 결혼을 하고
아들을 미국에서 낳았더니
미국 시민권자란다.
법적으로야 그렇다지만
생긴 것은 완전히 된장국인데
아들은
경상도 사람일까
전라도 사람일까.

사람들은 좁은 땅에서
목숨 걸고 싸우다가
미국까지 건너와서도 지치지 않고 묻는다.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빨갱이냐 보수 꼴통이냐?
친미냐 반미냐?
절라도냐 갱상도냐 멍청도냐?

나는
어느 편일까.

아직 숨을 쉬고 있으니
살아있는 편일까.
내가 곧 돌아가야 할
저 바람의 편,
죽은 편일까.

<월간 창조문예> 200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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