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터 달걀 / 성백군
부활주일이라고
유년부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곱게 물던 삶은 달걀에
별, 꽃, 토끼 등 여러 가지 문양을 넣어
바구니에 담아 놓았다
예뻐서 만져 보다가
실수하여 바닥에 떨어트렸다
“아차” 하는데, 괜찮단다.
깨어지면 어떤가, 어차피 깨트려야 먹는데
삶은 달걀이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만일 생달걀이었다면
내 삶이 날것이었다면
시멘트 바닥에서 난장을 쳤을 것이다
봉사도 좋고, 구제도 좋고, 선교도 좋지만
성령으로 삶아지는 게 먼저다
아무 때나
하나님 드시기에 좋도록
내가 푹 삶아지면
지금 깨어진들 무엇이 아쉽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