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2
이 월란
넌 별이 되고프다 했지
멀어서 더 멀어질 수 조차 없는
이만큼과 저만큼의 거리에서
그리움에도 지치지 않는
사랑에도 목마르지 않는
별이 되고프다 했지
어제와 오늘의 사이를 눈물 없이 반짝이자 그랬지
오늘과 내일의 사이에 빛의 다리를 놓고
우리 눈부시게 걸어가자 그랬지
누구든지 오래, 아주 오랫동안 서로를 바라보면
서로의 별이 되는거라며
잠든 나의 창을 환하게 두드리고 싶다던 너의 목소리
늘 그 자리에서 지지 않고 피어나기만 하는
별꽃같은 목소리
서로의 푸른 창을 내어
너의 몸끝은 나의 몸끝에서 다시 시작되고
시작과 끝을 잃어버린 우리는
쉼표 가득한 어둠을 맡으며
가녀린 목숨을 부비며
서로의 환부를 싸매며
담채화 속을 거니는 아름다운 예인이 되고 말았지
합장한 마음을 꽃방석에 띄우고
섬강의 노을자락 붉게 걷어와
손끝 태우며 재가 되어도 행복이었어
멀어진 별이 되어도 사랑이었어
마디마디 헤프게도 피어나던
안개꽃 밤새워 스러지고
해를 따라 점점이 환생한 꽃농으로
우릴 부르던 진홍의 해돋이 앞에서
우리가 마주보며 나누어 먹었던건
안개의 이름으로 태어난
티끌꽃이었어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았던
바람이었어
세상 가득 폭우처럼 쏟아져 내리던
별이었어
지금은 너와 내가 되어버린
2007-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