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여자
이 월란
아이구 무시라 가시나 구디기 빠지겠다 삼신할매요 뻔데기만한 꼬치 하나 붙이 주는기 그래 아깝십니꺼
함 해 보입시더 내사 마 겁날끼 없는기라예 한 타스 채워보지예
사십 삼년 전, 오늘
일곱 번 째 가시나를 강아지 새끼 낳듯 쑥 낳은 여자
내가 터는 잘 팔고 나왔다는 사실은 몰라
고무줄 자르듯 탯줄을 자르고
열 달 품은 희망의 끝단을 싸늘한 윗목에 밀어 놓고
암울한 개도국의 시골 구석방에서 흑백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이를 낳고도
놓지 않았던 고추 달린 수태의 꿈
싸늘한 윗목에서 하얀 눈밭같은 인생을 시작한
이젠 늙어가는 겨울 아이
Oh! Tiny gorgeous Korean girl! 이란 찬사로 인생을 시작한 딸아이가
생일노래를 불러주면
나도
톡톡 코티분내 예뻤던 울 엄마 보고프다
2007-12-28, 생일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