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리동네 2
이 월란
그리움의 옷이 가득한 방
동그마한 애저녁 창을 열면
슬픔의 바다는 잔잔해
기억의 난간을 붙들고 종양처럼 자라난
허드레 시간이 머무는 섬이 있어
바지랑대 걸음으로 성큼
다가오는 해조음
속품까지 그득해져
모가지에 걸려드는 재갈매기 울음 소리
소태웃음 너머 외저운 소롯길 따라
불온서적 같은 사랑을 따라
서글퍼라
묵은편지가 매일 되돌아오는 집
사랑에 취해서도 이별의 주정을 했네
사랑은 아름다운 재앙이란다
가고 없는 빈자리
안락사를 기다리는 사랑만 남아
두려워라
저 기억의 흉가가 허물어지는 날
폭설처럼 내린 이별의 마을을
나 어이 떠나리
2008-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