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6
어제:
184
전체:
5,020,801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5.10 11:04

문신

조회 수 348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문신(文身)


                                                                                                                          이 월란




아프냐구요? 이런 것도 고통의 일종이라면요 살갗이 따끔따끔 뜯겨져 나갈 때마다 난 다시 태어나죠
먼셀 표색계 5BG 5/10의 청록옷을 입고 숲이 되어요 새들이 날아오고 바람도 집을 지어요 나무처럼
뿌리 내리다 새처럼 날아가는 맨발의 인연들 그이와 들길을 걷고 싶었을 땐 한 쪽 팔 가득 들꽃을 심
었어요 낙엽이 떨어지면 낙엽이 되고 싶어 발목 가까이에 낙엽을 찔러 넣었구요 난 가을나목같은 거
리의 분홍녀지만 백계 러시아 소공주의 얼굴이 가슴에 새겨져 있답니다 호수에 내 얼굴을 비춰볼 땐
나르키소스처럼 수선화가 되고도 싶었죠 누군가 등 떠밀어 나와 본 세상은 그렇더군요 나를 기다리
고 있던 마네킹같은 몸 속에 잠시 머물다 가는거지요 나를 사랑하고 싶었어요 오늘은 호면같은 허벅
지에 파문을 새기러 가요 얄팍한 시선의 사람들은 나의 현란한 문신에만 눈이 가죠 귀가 얇은 사람이
나의 가성에만 솔깃하듯 리비도의 어둠이 밝아오면 입안이 죄다 헐어 있었어요 내 생애 악보에서 돌
체라는 악상기호를 난 혐오하죠 온 몸에 부맥이 뛰는 태양병 환자가 되었어요 그런 아침은 햇살이 더
눈부시더군요


프리웨이의 출구를 놓쳐본 적이 있나요? 그 길을 벗어나야만 돌아가는 길이 보이죠 후진기아를 넣거
나 유턴을 하는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죠

                                                                                                                        2008-01-0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1 제2시집 홍시 이월란 2008.05.10 315
350 제2시집 사랑 4 이월란 2008.05.10 258
349 외출 이월란 2008.05.10 280
348 눈(雪) 이월란 2008.05.10 282
347 제2시집 사육 이월란 2008.05.10 324
346 고양이에게 젖 먹이는 여자 이월란 2008.05.10 651
345 사람, 꽃 핀다 이월란 2008.05.10 313
344 눈길(雪路) 이월란 2008.05.10 274
343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43
342 패디큐어 (Pedicure) 이월란 2008.05.10 328
341 촛불잔치 이월란 2008.05.10 362
340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339 제2시집 밤의 초음파 이월란 2008.05.10 305
338 제로섬(zero-sum) 이야기 이월란 2008.05.10 386
337 이월란 2008.05.10 236
336 제2시집 나쁜 詩 이월란 2008.05.10 265
335 별리동네 2 이월란 2008.05.10 365
334 불씨 이월란 2008.05.10 263
» 제2시집 문신 이월란 2008.05.10 348
332 Step Family 이월란 2008.05.10 256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