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하는 토비 (견공시리즈 56)
이월란(10/02/28)
설거지를 하는데 토비란 놈이 몸을 비틀면서
내 좁은 발등 위에 엎드린다
싱크대 밑은 따끈따끈한 히터바람이 솔솔 부는
토비의 공공연한 아지트다
무심코 앉을 때도 내게 착 달라붙는 놈의 습성에
아지트의 포근함까지 안성맞춤이겠다
음식 찌꺼기로 얼룩진 마음에
먹고 어지르고 치워야 하는 육신이
떨어뜨리는 몇 개의 물방울로
꿈틀꿈틀, 토비는 발등 위에서
해감내 나는 나의 마음을 설거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