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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전 채정순 동시집 작품해설

2008.02.27 10:45

나은 조회 수:439 추천:21

(200자 원고지 45매)

가임 채정순 동시작가의 『신나는 우산』동시집을 중심으로

     신나는 우산을 쓰고 중국대륙 연변으로가요!
순수한 자연색 관조적(觀照的) 서정성(抒情性) 동시세계(童詩世界)의 미학(美學)

·序詩

보슬보슬
보슬비가 내리면
활짝 웃는 내 우산

후드득 후드득
보슬비가 굵어지면
신이 나는 내 우산

보슬비와
내 우산은
사이좋은 단짝이래요.
                                 - 채정순 동시작가의 동시 ‘신나는 우산’ 全文

淅淅沥沥
雨淅淅沥沥的下起来
我的雨伞欢笑着

哗哗啦啦
毛毛雨变大了
我的雨伞很开心

毛毛雨和
我的雨伞是
关系亲密的好朋友
                                         -童诗作家  蔡贞顺 ‘愉快的雨伞’ 全文

·신나는 우산을 쓰고 중국대륙 연변으로가요!

  지난 2007년 6월 16일 초여름. 온 세상이 초록색 물감으로 물 들어가는 토요일 오후 저녁나절. 대한민국 대전광역시 중구에 있는 서대전 시민공원 야외음악당에는 대전흥룡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가임(加妊) 채정순 동시작가의 세 번째 동시집 ‘새싹들의 잔치’가 신나게 열리고 있었다.
여름날 바닷가의 하얀조가비를 잘 다듬어 덮어논 것처럼 오목하게 조성된 야외음악당 무대전면에는 ‘제3대 효부가정의 주인공’ 가임의 동시집 ‘새싹들잔치 출판기념회’라는 예쁜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그리고 무대앞과 주변에는 가임의 출판기념회를 축하해주기 위해 전국 경향 각지에서 몰려온 하객 5백여명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많은 화환과 꽃바구니, 꽃다발 등 화려한 행사장에는 아주 특별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빠알간 색깔의 우산과 파아란 색깔의 우산이 무대단상 위와 무대아래에 아름답게 전시되어 진다.
빠알갛고, 파아랗고 , 노오란 우산이 신나게 열리며 가임의 가족과 시인, 작가들, 학교의 교사들, 기타 지인들의 축하속에서 팡파레를 울리고 있었다.
제3회 한국농촌문학상 동시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한 가임은 이를 기념하고자 이번에 책을 내게 되었으며, 다가오는 8월 4일 중국방문을 앞두고 전야제 형식으로 동시집을 출간하게된 것이다. 그의 제2동시집 ‘신나는 우산’이 8월 중국 흑룡강성 현지에서 중국어로 출판이 되기 때문이다.
이날 출판기념회의 목적은 동시집 ‘새싹들의 잔치’ 출판기념회였지만 가임과 나, 그리고 함께 갈 중국방문단 일행은 마음속으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중국 최북방도시 ‘하얼빈’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것도 신나는 우산을 하나씩 머리 위에 쓰고 가임을 선두로 하여, 김우영 작가, 김근수 시인, 손혁건 시인 등과 삼성뮤직클럽의 김영태 음악인과 기타 20여명이 오손도손 정담을 나누며 이미 파아란 서해바다를 건너 중국대륙 연변하늘을 거쳐 흑룡강성 하얼빈 공항으로 향하고 날아가고 있었다.

·중국어판 동시집 출간, 출판기념회, 동시(童詩)강의

이번에 출간하는 가임의 동시집 ‘신나는 우산’은 지난 2004년 7월 7일 한국의 아동문예사에서 출간된 바 있는 두 번째 동시집이다.
이 동시집은 출간된지 얼마안되어 절판이 되었단다. 책 내용이 워낙 좋고 반응이 이어져 전국 서점에서 잘 팔린 탓이다. 신나는 비명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번에 많은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구독신청이 이어지고 있어 재판(再版)을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터에 이번에 중국에서 동시집 ‘신나는 우산’을 중국어와 한국어를 병행하여 출간하게 된 것이다.
올해는 지난 1992년 8월 24일 베이징에서 한·중 수교를 맺은 이후 15주년을 맞고 있다. 이를 기념하고 양국간의 우호를 다지는 한편, 아름다운 문화의 장을 펼치기 위해 순수 민간 문학단체 차원에서 제1회 한·중 문화교류를 갖는다.
이때 가임과 나, 20여명의 한국의 문화인은 중국을 방문하여 각종 문화행사와 자매결연, 강의 등의 행사를 연출한다.
이때 가임의 동시집 ‘신나는 우산’의 출간되고 이를 기념하는 출판기념회가 거창하게 중국에서 열린다. 이를 중국의 연변방송과 많은 언론들이 취재를 하고 이 행사에서 채정순 동시작가는 자신이 그간 닦은 ‘밸리댄스’를 야무지게 선 보인단다.
또 이어  가임은 중국연변지역의 해외동포들과 중국내 한족을 대상으로 ‘동시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주제로 특별강의도 이루어진다. 주변의 어느 시인의 말을 빌리면 가임에게는 찬사가 붙는다.

“올해는 가임 채정순 동시작가의 해 입니다. 한국농촌문학상을 수상하고, 동시집 2권을 출간할 뿐 아니라, 중국대륙 15억명을 대상으로 중구어판으로 책을 출간하고, 중국동포들을 대상으로 강의까지 하다니요? 가임은 올해 애를 3명이나 임신(加妊)하나 봅니다. 크게 축하 드립니다.”

·순수한 자연색 관조적(觀照的) 서정성(抒情性)의 동시세계(童詩世界)의 미학(美學)
가임의 동시는 순수하며 맑다. 문학이 대체적으로 관념이론(觀念理論)을 바탕으로 더러는 난해한 형이상학(形而上學)으로 쓰여져 현학적(顯學的) 측면으로 접근하기 쉽상이다.
그러나 우리의 가임은 원관념의 기조위에 관조적(觀照的)인 태도로 주변의 사물과 서정성, 생활시 등을 동시라는 그릇에 오롯이 담아 우리에게 가볍게 보여준다.

가임의 주옥같은 몇 편의 작품을 감상해보자.

요 작은 손이
연필을 쥐고
사각사각 사각사각
내 마음의 수를 놓고

요 - 작은 손이
크레파스 잡고
예쁘게 예쁘게
꿈의 날개를 펼치고

요 - 작은 손이
피아노에서
딩동댕 딩동댕
고운 소리 맑은 소리 갈고

요 - 작은 손이
찰흙 반대기 돌려
늘였다 굴렸다
생긋 웃는 엄마 미소 담고
                                -채정순 동시작가의 ‘작은손’ 全文

呦 - 这个 小手
拿着铅笔
刷刷地
在我的心里绣着

呦 - 这个 小手
拿着粉蜡笔
漂漂亮亮地
伸展着梦的翅膀

呦 - 这个 小手
在钢琴上
叮咚 叮咚
弹着出美丽地声音,清亮地声音

呦 - 这个 小手
握着橡皮泥
滚动着 弄长了
捏出一个充满微笑的妈妈.
                                         -童诗作家  蔡贞顺 ‘小手’ 全文

위 동시는 가임의 대표적인 동시이다. 본디 동시는 의성어(擬聲語)와 의태어(擬態語)어의 적절한 문장배치가 생명력이다. 순수한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 가임의 동심언어 몸짓과 손에 닿을듯한 소리의 표현은 절묘하다. 가임은 그만큼 동시세계의 언어를 다룰줄 아는 묘미를 이미 터득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작은손이/ 연필을 쥐고 / 사각사각 사각사각 / 내 마음의 수를 놓고 / 요 - 작은 손이 / 크레파스 잡고 / 예쁘게 예쁘게/ 꿈의 날개를 펼치고  . . (중략)//
이 얼마나 아름답고 도화지 위에 색칠된 소묘인가! 그리하여 어느 작가가 아래와 같이 말했다.

“동화작가는 대숲 일렁이는 겨울밤 안방 할머니가 분장한 오래된 이야기꾼이고, 동시작가는 하늘의 요정이 보낸 천사의 웃음이요, 손짓이다.”

뚝딱뚝딱
뚝딱뚝딱
엄마의 요리 솜씨
콘테스트 하는 날

냠냠 쩝쩝
냠냠 쩝쩝
엄마의 솜씨가
입 안에서 사르르

오늘은 기분 좋은 날
엄마의 요리 솜씨
만점이지요.
                           - 채정순 동시작가의 동시 ‘기분좋은 날’ 全文

当啷哗啦
当啷哗啦
妈妈做菜手艺
开会的日子。

啧啧
啧啧
妈妈做的菜
在嘴里慢慢地吃掉。

今天是开心的日子。
妈妈做菜的手艺
可鎰满分。
                                       -童诗作家  蔡贞顺 ‘开心的日子’ 全文

작가는 남다른 재주를 타고 난다고 한다. 어쩌면 저렇게 같은 사물을 보면서도 이처럼 동적(動的)이며. 입에 물리듯 맛깔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까! 엄마의 요리솜씨를 보는 아이의 입장에서 빗어낸 한 편의 그림이다. 이처럼 가임은 언어 수사학의 레토릭(Rhetoric)을 잘 구사할 줄  아는 분이다. 범상치 않은 그의 동시세계에 그저 놀랄 뿐이다.

또래 또래 아이들이
연날리기 하고 있네.

마을 길 쉬어 돌아
산과 들을 보듬고

방패연은 높이높이
꼬리연은 멀리멀리

얼래줄을 당겼다 놓았다
호호 하하 신나는 바람

어느 새
연은 저 - 멀리

높다랗게 걸려 있는
해님 따라 가고 있네.
                      - 채정순 동시작가의 시 ‘연날리기’ 全文

同龄的孩子们
一起放风筝。

在村子路休息后
去山和田野放

中间有孔的风筝飞的高
有尾巴的风筝飞的远

线框拉来放去
呵呵哈哈愉快的风。

无形中
风筝飞的那么远啊

想去跟着高高的挂着的
太阳公公啊.

                                     -童诗作家  蔡贞顺 ‘放飞风筝’ 全文

위 작품은 연날리기 풍경이 손에 잡히듯 한다. 캔버스에 수채화 물감으로 그리듯 표현했다.
‘마을 길 쉬어 돌아 / 산과 들을 보듬고 / 방패연은 높이높이 / 꼬리연은 멀리멀리 / 얼래줄을 당겼다 놓았다 / 호호 하하 신나는 바람//’
하늘높이 뜬 연이 마을길을 돌아 멀리 멀리 산과 들을 날고 있다. 우리의 찌든 마음 다 싣고 멀리 송액연을 날리듯 동심으로 보내고 있다. 연 날리는 시골풍경이 퍽 정겨웁다. 관조적 미학(美學)이 메타포(metaphor)로 승화된 수작(秀作)의 한 부분이다.

높다란 감나무 가지에
수북수북 감이 열렸지요

아삭아삭 노란 단감은
내가 제일 좋아하고요

물렁물렁 빨간 홍시는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고요

가지 끝에 매달린 감 하나는
까치가 제일 좋아하지요.
                 - 채정순 동시작가의 동시 ‘풍년이 왔네’ 全文

高高的柿子上
结了满满当当的柿.

脆生生的黄甘柿
是我最喜欢的.

软乎乎地红柿子
是奶奶最喜欢的。

树枝末上坠着一个柿子
是喜鹊最喜欢的。
                                     -童诗作家  蔡贞顺 ‘丰收年’ 全文

위의 시는 보기만해도 풍성하다. 높다란 감나무에 단감이 열리고, 아삭아삭하는 투박한 먹쇠가 보이는듯하며, 물렁물렁 빨간홍시는 할머니를 연상하게 한다. 결국 종장에서는 까치라는 계절의 전령사를 대입시켜 자연과 인간, 새와 조화를 아우르는 반전으로 문장의 은유적 묘미를 살려내고 있다.

· 마무리

  가임 동시작가는 말한다.

  “학교에서 티 없이 맑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해맑은 웃음을 담을 수 있는 작은 그릇으로 시나브로 다가가고 싶어요.”

이 대목에서 가임의 고운 심성(心性)과 밝고 아름다운 동심(童心)이 절실히 앞치마처럼 풀어지는 대목이다.
품속의 향기주머니를 ‘톡 톡’ 날려보내는 순수한 자연을 닮은 동시를 쓰고 싶다는 가임의 소원을 제3시집 ‘새싹들의 잔치’에서 어느 정도 충족이 된듯하다.

김창현 시인은 2004년 발행된 국내판 ‘신나는 우산’의  작품집 말미 발문에서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추상적인 관념으로 정답을 찾을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구체적인 행동영역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이 이미지의 특색으로 표출된다. 즉, 관념시가 아니라 관조시로 창작되어지는 것이 가임의 창작무대의 장점이다.”

  동시의 생명력이라고 말하는 의성어와 의태어를 절묘하게 배치시켜 다음단계의 행동반경을 연상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동시작가로써의 자질인데 이를 완벽하게 갖춘 분이 바로 가임 채정순 동시작가이다.

가임의 동시세계는 해맑고 소박하며 아름다움 그 자체이리라. 근래 만나본 가임 채정순 동시작가 선생님은 하늘이 내린 선생님이라는데 우리 모두는 동의 안할 수 없다. 순수하며 거짓없이 살아가는 그 자세와 태도는 바로 동심이며 아름다운 동시문학의 울림의 미학(美學) 그 자체이다.
아이를 가르치는 동심 새싹들 잔치세상에서 물 한 모금 입 안에 머물다가 뱉어낸 그대로 고귀한 무아(無我)세계가 바로 가임 채정순 동시작가의 문학세계이다. 자연스러우며 순수 묘미의 동사적 표현은 델리카시(Delicacy)한 경지에 이른다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세 번째 동시집 ‘새싹들의 잔치’를 출간하였다. 이어 오는 8월에 한·중 문화교류차 중국 연변방문 때 한국어와 중국어판으로 동시에 번역되는「신나는 우산」이란 동시집이 연변 현지에서 동시에 출판이 되는 행운이 뒤따른다. 아울러 연변동포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동시작가로는 보기 드믈게  동시강의를 한다.
기왕 국내와 해외에서까지 진출을 하시었으니 새처럼 훨 - 훨 - 날아 신나는 우산을 쓰고, 신나는 새싹들 잔치세상을 열어나가길 바랍니다.

             이천칠년 칠월 새싹들이 신나게 우산을 쓰는 계절
             대한민국 중원땅 보문산 자락 문인산방에서 쓰다

- 오늘의 나은에 어록
  신은 우주의 창조가이고, 시인은 상징적 우주의 창조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