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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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 이광정 (전 경원대학원장 . 명예교수)


  소담 채영선 시인의 "아이오와에서 온 편지 " <내 속에서 익어가는 것>과 <온유하게 하는 약>을 읽으면서 

"아이오와의 아름다운 정원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가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의  "원정"(정원지기

- The  Gardener )과  "신에게  바치는  노래 : 기탄잘리"가  연상되었습니다.


아이오와의  조그마한  이 정원에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철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며  함께  살고  있습니다.

꽃과  풀과  나무와  새와  토끼와  사슴 등  여러  동식물들이  서로서로에게는  물론,  우리  인간들과도  대화를

하며...  하나님의  살핌 아래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정원의  정원지기는  채영선  시인이지만  평생을  함께  교회의  강단을  지켜온  남편  정성배  목사님  그리고

따님과  손자,  막내인  해피란  강아지를 포함한  그의  가족들입니다.  그리고  이웃에  사는 제니와  레니라는

이름의  이웃과  다른  이웃들도  마음으로  함께  즐거워하는  동산입니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  섞여  뛰노는

동화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글을 읽으며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했습니다.

-- 믿음이란  어떤  것인가.

--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믿음의  모습인가.


  질그릇  같이  소박한  이 수필집에는  많은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낳아서  키워주신  어머니의  모정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삶의  진실과  인간들의  애환이  밝은  채색으로  가득히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이른바  삶의 철학과

우리  한반도의  역사를  생각케   하는  좋은  가르침도  몇  차레례  등장합니다.

  그러나  결론은  글의  편,  편마다에  넘쳐  나오는  하나님과의  속삭임입니다.


  누구나  이런  글을  쓸  수는 없겠지요.  참다운  신앙으로  평생을  살아온  소담선생  같은  분이나  쓸  수  있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저의  삶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밀레의  "만종"이나  "추수하는  여인"처럼  그저  감사하면

되었지  하던  교만함.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가벼운  채찍이  여러  군데서  보입니다.  성경  속의  인물들이  살아있는  모습으로

생생한  증언을  보여주는  곳도  여러군데  보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소중한  가치와  더불어  글  자체로  아름다운  문학의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연전에  세 번째

시집  "향 연"을  받고서 ,  우리  같은  사람은  시를  모르니 ,  시와  함께  수필이든  소설이든  산문으로도  글을  써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영혼의  닻"이라는  훌륭한  수필집을  받았습니다.  

채 시인은  우리말  구사에  있어  명장이란  생각이  듭니다.  수필의  제목들이  시적이라고나  할까,  제목을  보면

글  내용이  궁금해집니다.  문장의  전개도  간간히  운문적인  내재율이  있어  아주  부드럽게  전개됩니다.


  채시인과의  인연은  오래  되었습니다.  1969년  4월,  이른바  일제  강점기의  "경성제국대학교의  예과"가  자리했던

청량리  캠퍼스에서  여고 2년생으로  만났습니다.  이  서울사대  부속고등학교는  학년  당  남학생  4클래스,  여학생

3클래스의  아담한  학교였습니다.   당시는  우리  한국이  아주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국립고등학교가  4개였는데

학교마다  뛰어난  영재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졸업하고서  여러  면에서  한국의  눈부신  발전에  기여보비를

하였습니다.


일  년  뒤엔  옛날  서울  상대  자리인  종암동  캠퍼스로  학교가  이전되었습니다.  눈이  크고  총명했던  이  학생은

수학과  문리에  뛰어나  마땅히  이과생이  되었어야  했을 터인데,  어쩌다  저의  후배(서울사대  국어과)가  되어

지금까지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금년  2월  24일  서울  종로의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창조문학가협회 주관'으로  창조문학대상 수상식이  있었습니다.

채영선  시인이  "향 연"으로  시인부분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참석했더니,  "선생님,  46년만이예요."하며

반기던  채시인의  동기생들.


추천사를 쓰라는 전화를 받고  서가의  책들을  넘기다  보니  제가  고3때  불문학을  전공하는  선배에게  선물 받은

책     한  권.  "백조의  노래"  ( 박목월  편,  단기  4292년= 1959)가  있었습니다.  헤르만  헷세와  라이나  마리아  릴케의

시집입니다.  채시인  덕분에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정원을  발견했습니다.

그  첫머리에  <꽃정원>  이야기가  있어서  여기에  옮깁니다.


          소년이  부르는  오월의  노래


  소녀들은

  아름다운  꽃정원  속에  논다

  주위로  금빛  울타리가  둘러쌌다

  사내아이들은  

  부러운  듯  울타리  밖에  서서

  저  속에  들어갔으면  하고  생각한다

  맑고  밝은  빛이  넘치는

  아름다운

  꽃정원  속에서

  소녀들은  모두  즐거워  보였다


  우리들  사내아이는   기다려야한다

  커서,  젊은  신사가  될  때까지

  그  안에  들어갈  수  없다


                                            -- 헤르만  헷세



아이오와의  소담한  정원에  하나님의  은총이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출간을  맡아주신  한국문학방송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가천대학  (전 경원대학) 명예교수  이광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