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5 07:31
나비 생각
벌리면 벌리는 대로
당기면 당기는 대로
이쑤시개 직선이 점호를 한다
손바닥 안에 숨어있는 세상
야금야금 나타나는 숱한 거미줄
소금과 흙으로 절여지던 길
살금살금 삼키는 고인 물의 욕망
직선과 평면이 춤추는 곳에서
어린 아이는 철이 나고
어른은 다시 어린 아이 되어간다
혼돈 위에 머물던 말씀이
기울어진 면을 따라 채워지고 있다
너와 나의 기울어진 마음 귀퉁이
허술한 틈새 비집고 찾아와
자리 틀고 넓히려는 무의식의 힘
가다듬어도 기울어지는 평면 위에서
당신은 물이 되어 흐르고 흘러
그대와 나 곤궁한 마음 채워주신다
태초에 흐르던 말씀 물이 되어
몸과 영혼 씻어 새롭게 하신다
..............
다음 주는 부활절 주일이다.
어제는 눈이 많이 와서 다시 한 번 오점 투성이의 대지를
하얗게 덮어주었다. 보고 싶지 않은 걸 다 덮어주시는
하나님의 의지이며 사랑이 아닐까.
녹아내리는 눈을 보며 지은 시를 다시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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