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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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생각 / 소담 채영선

2018.03.25 07:31

채영선 조회 수:116

나비  생각




벌리면  벌리는 대로

당기면  당기는  대로

이쑤시개  직선이  점호를  한다

손바닥  안에  숨어있는  세상

야금야금  나타나는  숱한  거미줄

소금과  흙으로  절여지던  길

살금살금  삼키는  고인  물의  욕망

직선과  평면이  춤추는  곳에서

어린  아이는  철이  나고

어른은  다시  어린  아이  되어간다

혼돈  위에  머물던  말씀이

기울어진  면을  따라  채워지고  있다

너와  나의  기울어진  마음  귀퉁이

허술한  틈새  비집고  찾아와

자리  틀고  넓히려는  무의식의  힘

가다듬어도  기울어지는  평면  위에서

당신은  물이  되어  흐르고  흘러

그대와  나  곤궁한  마음  채워주신다

태초에  흐르던  말씀  물이  되어

몸과  영혼  씻어 새롭게  하신다





..............





다음  주는  부활절  주일이다.

어제는 눈이  많이  와서  다시  한  번  오점  투성이의  대지를

하얗게  덮어주었다.  보고 싶지 않은 걸 다  덮어주시는

하나님의  의지이며  사랑이  아닐까.

녹아내리는  눈을  보며  지은  시를  다시  기억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