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아오소라 제 9
2012.01.22 07:49
청공 제 9
제 4부: 인간 용광로(鎔鑛爐), 미국(美-米國)
21장: 하와이에서
(백년만에 찾아 온 이민 현장)
신혼여행으로 방문한 조국, 한국과 일본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놀라운 사실, 즉 뒤바뀐 조상들의 과거사를 알게 된 후 얼마동안 우리들의 뿌리를 정리해야 했다.
한국 방문을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나의 아내, 제니퍼가 이번에는 더 뚱딴지 같은 제안을 했다.
"여보! 이왕 우리의 뿌리가 바뀐 바에, 가는 길에 하와이에 들려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농장에 들려봅시다.마치 1905년 하와이 이민선을 탄 기분으로....."
"와! 놀라운 발상이로군. 제니퍼?"
나는 즉시 동의를 했다. 다소 피곤하기는 했으나 이틀을 더 연장해 하와이를 둘러 보기로 했다. 하와이는 전에도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기에 낯익은 곳이지만 막상 100년전인 1905년 어느날, 한약방 집 딸로부터 실연을 당한, 배고프고 가난했던 청년, 김상환이 빈털털이 노동자로 찾아 온 곳이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인천 공항을 떠난 비행기가 동해안을 지나 마침내 일본 열도를 횡단하게 됐을 무렵, 나는 비행기 아래를 기를 쓰고 바라다 보았다.
-저 아래 뵈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를 한국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동해(東海)바다로 불렀으나 일본 사람들은 언제부터인지 일본해(日本海)라고 부르며, 저기 쯤에 있을 저 작은 섬을 한국사람들은 독도(獨島)라고 부르는데 언제부터인지 일본 사람들은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른다.
역사적으로 보면 독도(다케시마)는 울릉도(鬱陵島)에서 가깝기 때문에 일찍이 여기 울릉도를 우산국(于傘國)이라고 불렀으며 인근의 섬은 자연히 우산국의 영향하에 있게 마련이었는데 어찌하여 대나무(竹)라고는 하나도 없는 섬을 죽도(竹島)라고 일본 사람들은 부르는가?
일본은 왜 이다지도 남의 땅에 욕심을 부리는지....
고개를 돌려 남쪽을 바라다 보면 대한해협이 보이며 한국쪽에 훨씬 가까운 대마도(對馬島.쓰시마)가 뵈는데 왜 일본땅이 됐는가? 세종대왕은 이종무(李琮武) 장군을 보내 대마도를 정벌한 후 매년 대마도 사람들에게 일정량의 곡식을 주어 먹여 살렸기에, 대마도가 한국의 영토라고 주장한다면 일본 사람들은 뭐라고 대답을 할까?
아니 한걸음 더 나아가 일본 열도가 한국의 땅이라고 우기면 무엇이라고 반응을 할까?
일본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주장하는 것과 아주 반대가 되겠지만...
그렇다면 먼 후일, 일본사람의 피가 50% 그리고 한국사람의 피가 50%섞인 <청공, 소라>의 입장에서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청공의 바다? 청공의 섬?>
나는 주저하지 말고 청공의 바다라고 부르고 싶었다.
0.025%의 한국사람의 피가 섞인 제니퍼는 어느새 피곤한지 잠을 자고 있었다. 그녀는 100% 일본 사람으로 알고 살았는데 이번 결혼을 통해 조선사람의 피를 받고 태어났음을 알고는 무척 당황했으나 그렇다고 그녀가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반대로 100% 한국사람인줄 알고 살았던 나에게도 0.025%의 일본사람의 피가 흐르고 있는 얼치기 한국인임을 알게 된 나도 씁쓰름한 웃음을 짖고 말았다.
결국 국적이란 어디에서 살았는가가 중요하지 어떤 피가 섞였느냐가 중요하지 않은 듯 했다.
어디에서 어떻게 살았느냐? 그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았다.
지난 몇 개월, 일본과 한국을 오고 간 것이 마치 칡넝클 사이에 낀 소나무가 이리저리로 움직인 듯 했다.
아니, 길 잃은 작은 사슴이라고 생각됐다.
*
6시간의 긴 비행후 우리는 마침내 호노루루 공항에 도착했다. 1905년, 나의 증조부가 한달 넘게 이민선을 타고 하와이에 도착한 것에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있었으나 더운 바람이 코끝을 후끈하게 만들어 준 자연의 변화는 마찬가지였으라 생각을 했다.
짐을 찾은 후 입국 수속을 하면서 우리는 마치 이민 온 기분으로 행동을 했다. 영어도 모르고 글도 모르던 김상환처럼 행동을 해 보았다.
'우리는 이민 노동자이다. 아니 노예다.'라고 생각을 해보았다.
공항 청사를 나온 우리는 택시 기사에게 사탕수수밭을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기사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젠 사탕 수수밭은 없소. 아니 거의 없소."
"그러면 파인애플 농장은?"
"아! 파인애플은 아직도 재배를 하지요. " 그리고 그는 꽤 먼거리를 운전해 사탕수수밭에 내려 주었다.
넓은 벌판에 파인애플 나무가 질서 정연하게 재배되고 있었으며 모자를 쓴 덩치가 큰 폴리네시안들과 동양사람들이 부지런히 파인애플을 거둬 드리고 있었다.
강한 햇볕에 검게 그슬린 얼굴을 보면서 우리는 김상환의 얼굴을 회상하고 있었다.
증조 할아버지 김상환은 여기서 노예처럼 노동을 했으며 사진 결혼도 했다고 하는대 생활 조건은 거지와도 같았으리라......
나는 아까부터 파인애플 농장을 흘끔흘끔 살펴 보았으나 아무리 보아도 허름한 옛 이민자들의 숙소는 보이지 않았다.
마굿간 처럼 허름한 숙소에서 먹고, 자고 그리고 때로는 채찍으로 맞아 가면서 노동을 했다고 했는데....
그뿐인가 권총으로 위협을 받으며 인권도 내 놓아야 했다고 했는데...
마침 농장 주인같아 보이는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기에 나는 큰 마음을 먹고 물어 보았다.
"보소? 1905년도에 한국에서 노동자로 와 먹고 잣다고 하던 마굿간 같은 숙소는 어디에 있습니까?"
"아! 그런 숙소? 이젠 없소. 생각해 보소, 지금은 21세기란 말요. 그거야 20세기 초였으니, 와! 100년전 얘기지."
"그렇다면 어디쯤에 있었습니까?"
"나도 몰라요. 그런데 그건 왜 물어 보는거요."
"예. 나의 증조 할아버지가 그 때 여기로 와서 노동을 했었으니까요."
"그래요? 한국에서?" 농장 주인은 신기하다는 듯이 우리를 쳐다보았다.
"보다시피 할아버지의 노동 덕분에 오늘 나는 의사가 됐지요. 스탠포드 대학 병원에서..."
"스탠포드? 와! 대단하군. 한국사람, 허긴 여기 호노룰루에 있는 의사들중에 한국 사람이 많지. 내가 찾아 가는 심장 전문의사(Cardiologist)도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사람 그리고 일본 사람, 여기 하와이에서는 최고요. 최고." 농장 주인은 극구 칭찬을 했다.
농장 주인의 칭찬을 듣다보니 우리는 어깨가 으쓱으쓱 해졌다.
놀랄만한 사실이었다. 노예처럼 끌려와 노동이나 하면서 살았던 한국사람들의 후손들이 여기 하와이에서 이토록 칭찬을 받다니.....
하와이 도처에 있는 한국 교회에서 조국을 사랑하던 선렬(先烈)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그 뿐인가 하와이 섬에서 숯을 구어 내다 팔아 독립자금(獨立)으로 내 놓았던 옛 할아버지들도 역시 가난했던 한국에서 온 이민 청년들이었으며 사진으로 결혼했던 여성들이었다.
우리는 김상환 할아버지가 갑자기 크고 위대하게 부각(浮刻)됐기에 기쁜 마음으로 와이키키 해변에서 모처럼 붉은 와인을 마신 후 훌라 댄스가 곁들인 저녁 쇼를 관람했다.
100년만에 이루어진 이민 4세와 이민 1세의 만남이었다.
*
다음 날,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비행기 속에서 나와 제니퍼는 무안한 행복감에 취했으며 가난했던 하와이 이민 노동자의 후손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끼게 됐다.
엘리트란 반드시 좋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판단 되는 것이 아니고 자신감에서 나오는 자긍심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제니퍼? 나는 분명 엘리트요. 그리고 당신도 역시 엘리트요. 조선에서 납치되어 온 도공의 후손에 하와이 노동이민자의 후손이긴 하자만, 당당한 엘리트요."
"하와이 노동자와 납치돼온 도공의 후손으로 엘리트가 됐다? 그게 말이되나, 빌?"
"물론이지. 천한 것을 이겨내고 열심히 일을 한 사람들이니까." 나는 큰 소리로 말했다.
"천한 것을 해냈다......"
"그래, 천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올라 왔으니까, 당당한 거지."나는 아내에게 이번에는 조용히 말해 주었다.
비행기는 잔잔한 진동을 울리며 태평양을 넘어 샌프란시스코로 달려가고 있었다.
*
마침내, 한국방문을 마치고 돌아 온 나는 스탠포드 병원에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외과 수련의사의 하루하루를 보내게 됐다.
그런데 이번 방문을 통해 몇가지 크게 변한 것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내 의식의 변화였다.
"스탠포드 출신-최고의사(最高醫師)"라는 우쭐댔던 교만한 마음에서 "스탠포드출신-봉사(奉仕)하는 의사(醫師)"라는 겸손한 소명의식을 가진 마음이었다.
또 한가지는 "나 홀로 할 수 있다"라는 엘리트의식에서 "당신과 같이해야만 한다"라는 공존의식(共存意識)이었다.
그렇다면 한국과 일본도 공존 할 수 있다. 양과 사자가 같이 어울려 풀을 뜯으며 독사의 굴에 아이가 손을 넣어도 물지 않는 곳, 우정과 사랑이 넘치는 곳....한국과 일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곳....
나는 이곳을 청공(靑空)의 낙원(樂園)이라고 부르고 싶다.
"퍼 붓는 푸른 하늘의 눈물(후리시키루 아오소라노 나미다)
언젠가 웃는 얼굴로 바뀔거야.
흘러 넘친 푸른 하늘의 눈물(코보레테타 아오소라노)
내일은 분명 맑을 테니까
퍼붓는 푸른 하늘의 눈물(후리시키루 아오소라노 나미다)
언젠가 웃는 얼굴로 바뀔거야. "
22장: 알라스카의 연어들
(4백년을 달려온 연어)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일본과 한국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점점 잊혀지고 바쁜 일상 생활에 쫓기고 있을 때 우리에게 아주 좋은 소식을 산부인과 의사가 전해 주었다.
"닥터.김 그리고 제니퍼? 축하합니다. 임신이 되셨군요."
"그래요? 감사합니다."
근자에 아내는 임신이 된 것같다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정식으로 의사로부터 통보를 받으니 활짝 웃으며 즐거워 했다.
그런데 계산을 해보니 임신은 한국 방문을 하기 전에 이미 되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바쁘게 지낸 셈이었다.
"외과 의사는 애기 낳는 것에 대해서는 바보처럼 모르는가 봐, 빌?"
"그렇군, 외과 의사는 역시 멍청이야. 째고 떼어 낼 줄만 알았지 채워 주고 부쳐주는 것은 모르니까. 하하하. 여보 미안해. 웃어서."
"미안하긴 나도 마찬가지오. 꽃피는 것만 알았지 벌이 있어야 꿀이 만들어 지는 것을 몰랐으니까, 빌!"
"둘다 바보로군.....하하하."
"그렇네."
*
서니베일의 작은 아파트에도 밝은 미래를 점쳐주는 웃음은 있었다. 행복한 것이 바로 이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외과 과장이 내게 명령겸 애원조로 약 3주간 알라스카, 앵커리지에 있는 병원에 가서 파견근무를 하고 오라고 명령했다.
"빌? 자네 알라스카에 좀 다녀와야겠네. 앵커리지(Anchorage) 종합병원에......"
"예? 저더러요?"
"그래, 신혼에 아내마저 임신을 한것을 알고 있다마는 어쩌겠나. 자네가 가야 할 일이니까...."
과장은 아주 미안한 마음과 당당한 명령으로 나에게 부탁하니 어쩔 수가 없었다. 그처럼 외과 수련의사들은 상관의 명령에 절대 복종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과장님."
"댕큐."
과장은 고개를 숙여 고맙다고 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진지하며 한편 밝아 보였다.
막상 내게 주어진 임무는 알라스카에 가서 예약된 취장, 담낭 환자 수술과 시간이 나면 알라스카 연안에서 살고 있는 연어에 대해 연구하라는 아주 예상밖의 생태학적인 과제였다.
"아니? 임상 외과의사에게 연어에 대한 연구를 하고 오라니?" 나는 어이가 없어 약간 분통이 터졌으나 억지로 참고 집에 와서 아내에게 말하니 아내는 나와는 정 반대의 의견이었다.
내가 알라스카에 가서 근무하는 동안 아내는 모처럼 토렌스에 있는 친정집에 가서 쉬고 쉽다며 함빡 웃음을 터뜨리니 나는 어처구니가 없다못해 야속하기만 했는대, 한편으로는 이것이 바로 이민 4세의 꾸밈없는 반응일거라고 생각했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겪고 있는 '시집과 친정집'과의 갈등을 비교해 보았다. 임신중에 잠시 쉴 수 있어 좋고 친정에서 운영하는 꽃집의 일을 도와 주니 더 좋지 않은가라고 큰 소리로 말했을 때 나는 그 천진 난만함과 확실한 계산방법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볼 수가 있었다.
아내는 따듯한 토렌스로 가고 나는 추운 알라스카로 가는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데 알라스카는 내게 있어 처음으로 가보는 곳이었다.
11월의 알라스카는 추웠으며 밤이 너무나 길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여름이라면 호화 유람선을 타고 해안을 돌며 관광을 한다지만 11월에는 병원에서 꼼짝없이 수술을 하고 책을 보며 주어진 임무인 연어의 생태에 관한 서적을 읽어야 했다.
샌프란시스코도 추운편인데 여기 알라스카는 정말 추운 동토(凍土)의 땅이었다.
알라스카의 인구라야 고작 60만도 안되지만 과거에는 쓸모없는 땅이라고 생각됐던 그 넓은 땅이 오늘날에는 보화가 나오는 번영의 땅이 됐다.
알라스카 종합병원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를 반겨준 의사가 인상깊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꽤나 뚱뚱한 백인으로 제임스 밀러(James Miller)라는 이름을 가진 외과 의사였는데 나와 같이 수술도 하며 연어 연구를 도와 주게 된 사람이었다.
"하이! 닥터. 김? 반갑습니다. 나, 짐 밀러라고 하오. 몇가지 프로젝트를 스탠포드와 같이 하려고 하는데 이번에 와서 연결을 잘 해주소. 잘 부탁합니다."
나는 그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저런 체격을 가지고 어떻게 외과 의사의 일을 할까, 나는 궁굼하다 못해 그가 불쌍해 보였다. 그렇지만 그가 나를 도와줄 연구 파트너라니 꼼짝없이 그를 졸졸 따라 다녀야만 했다.
나에게 주어진 숙소는 병원 뒷편에 있는 단층 건물에 마련된 작은 방이었다. 잠시 둘러보니 컴퓨터와 TV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이 그래도 위안이 됐다. 음산하고 스산한 앵커리지 시를 바라다 보노라니 이방이라도 내게 주어진 것이 다행이었다.
*
내게 주어진 임무는 알라스카 사람들이 먹는 연어 지방이 담낭 그리고 췌장의 대사에 미치는 영향이었으며 또 다른 것은 지방과의 관계를 특별히 알아 보라는 연구제목이었다.
닥터 밀러는 나와 비슷한 연배의 외과 의사, 로이 사일러(Roy Siler)를 소개해주었다.
그러나 닥터.사일러의 반응은 냉담했다.
"연어? 알라스카 연어에 대해 연구를 하신다?"
"예. 연어에 대해서 연구를 하렵니다."
"그렇다면 연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겠습니다. 알라스카 연어는 크게 다섯 종류가 있으며 연어는 부화된 후 약 3-4년을 살다가 죽을 때가 되면 원래 태어 낫던 곳, 즉 모천(母川)으로 되 돌아 간다는 것 정도는 아시겠지오?"
"물론 이지오. 가능하면 연어가 다시 돌아 와 부화 하는 연어를 한번 보고 싶은대요."
"에이! 빌? 연어는 여름에나 오지 어름 얼고 눈오는 겨울에는 오고 싶어도 못 온답니다. 정 보고 싶으면 내년 여름에 다시 오든지 아니면 환상의 알라스카 순환 크루즈를 타시구료!"
닥터.사일러는 연어에 대해 무식한 나에게 큰 목소리로 핀잔을 주었다.
"설령 겨울이라도 연어가 올라 온다는 그 모천(母川)에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아니, 모천이란 얕은 냇물이 아니면 강의 지류(支流)이기에 지금은 어름으로 덮혀 있지요.
여기 앵커리지에서는 스와드(Seward)나 발데즈(Valdez)해안으로 가면 환상적인 해안과 샛강을 볼수 있긴 한데, 아니면 쥬노(Juneau)나 케치칸(Ketchikan)으로 가면 더 실감이 나는데...."
"닥터. 사일러? 언제 시간이 나면 잊지 말고, 어름이 있고 눈이 쌓였어도 좋으니 한번 구경을 하고 싶습니다. 꼭 안내해 주시소"
"알겠소. 그러면 그 사이, 알라스카 연어에 대해서 공부를 조금 해 두시지요."
"아, 알겠습니다. 닥터. 사일러."
*
나는 그날 밤, 알라스카에 대한 책을 열심히 읽어 다음과 같은 정보를 갖게 되었다.
알라스카는 남한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동토(凍土)이며 삼천개의 크고 작은 강과 삼백만개 이상의 호수가 있다고 한다. 원주민들은 강을 자갈로 막아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들을 가두어 놓고 사슴뿔로 만든 작살로 하나씩 찍어 내어 얼음집인 이글루에 척척 걸어 말렸다. 연어 낚시의 시즌은 6월부터 9월까지가 피크 시즌이라고 한다. 앵커리지 관광으로는 <프린스 윌리암 사운드 빙하> 관광, <맥킨리 산> 관광, <콜럼비아 빙하>관광, 그리고 <스워드>관광등 많은 곳을 갈 수가 있으나 이 모든 관광은 관광 시즌이 지났기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내가 좋아 하는 연어는 알라스카에서 약 1억 6천 6백만 마리가 잡힌다고 한다. 연어중 65%는 핑크 및 첨 연어이며 35%는 고급연어, 킹 코호, 그리고 삭아이 연어로 오메가 3가 많아 콜레스톨을 떨어 뜨리며 동맥경화에 아주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를 감동 시킨 것은 연어의 귀소본능(歸巢本能)으로, 바다에 살다가 회귀 시점을 결정하고 자신이 태어난 모천(母川)으로 정확하게 찾아 오는 것을 보면서 경탄을 하게 된다.
사실. 과학자들도 연어의 신비를 다 밝히지 못하고 있는데, 연어 몸에 내장된 자력에 의해 움직이는 지도를 이용해 모천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판단하고 새끼 시절 산란한 개울에서 맡았던 냄새에 대한 기억력과 극도로 예민한 후각등을 이용해서 태어난 곳으로 돌아 온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아니면 DNA에 입력된 지도를 찾아 온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민물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간 연어는 자신의 몸을 수백배 늘려 되 돌아와 자신이 태어난 개울에 산란 둥지를 파고 알을 낳은 다음, 죽게 된다. 암컷 한 마리가 낳은 알은 대체로 3천개 정도이며 이중 부화되어 새끼로 자라는 것은 3백개 정도이니 10%에 해당 한다. 또한 이가운데 바다로 나가 다른 물고기에 먹히지 않고 큰 고기로 성장하는 것은 3-4마리이며 이중 모천까지 돌아와 산란하는 연어는 한 두 마리에 불과하니 결국 0.1%만이 되돌아 온 셈이다. 연어가 태어난 후 3-4년에 걸쳐 성장하여 다시 돌아 오는대는 7-8천 KM의 대 장정이 펼처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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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연어----연어----
나는 연어의 생리 공부하다가 나 자신도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깨우치게 되었다.
연어는 성장한 후 다시 모천으로 돌아와 죽는 것 처럼, 우리 인생도 결국 죽어 창조주 앞으로 돌아 가게 된다는 것이다. 연어가 다시 돌아 오기 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었듯이 우리 인생도 험난한 여정을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을 했다. 연어에 대해 더 놀라운 것은 연어는 알을 낳은 후 죽는 것은 물론 죽은 연어의 고기를 새끼들이 먹고 자란다는 사실이다.
새끼를 위해 자신의 몸을 내어 주다니, 연어의 일생에서 기독교(基督敎)의 신앙(信仰)을 배우는 듯했다.
-인간을 창조한 하나님이 인간들을 구원해 주기 위해 택한 방법이 바로 연어와 같다는 사실이다. 즉 하나님은 그의 아들, 예수를 이 세상에 보내 죽게 함으로 인간을 대신해 죽었기에 이 사실을 믿기만 하면 구원(救援)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기독교 신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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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연어---연어---
문득 나는 결혼을 통해 내가 어떤 뿌리를 갖고 있었는가 하는 조상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었다.
400년전 나의 조상은 일본 사람으로 조선에 와서 귀화를 하여 한국인이 되었다.
400년, 400년.....긴 세월이었다.
그렇다면 유전학적으로 나의 핏속에는 일본 사람의 피가 아직도 남아 있으련만 그것은 불과 얼마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한번 계산을 해 보았다.
1대가 100%의 일본사람의 피가 있다면 2대는 50%, 3대는 25%, 4대는 12.5% 그리고 6.25% 그리고 3.125% 그리고 1.5625% ........16대인 나의 혈관에 남아 있는 일본인의 피는 불과 0.05%나 될까?
우생학적으로 봐도 일본사람의 특성은 거의 없어 졌다고 봐도 무난할 것 같으나 0.05%라는 작은 분량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내 아내의 경우를 봐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조상은 분명 한국 사람, 아니 강제로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이기에 역시 그녀의 몸속에도 0.05%에 해당되는 조선의 피가 섞여 있다.
그렇다면 그녀는 조선 사람? 일본사람? 나는 갑작스레 혼란이 찾아 오기 시작했다.
나와 나의 아내, 제니퍼는 분명 400년간 일본과 한국을 오고간 연어가 강원도 동강(江原道 東江)을 찾아가 알을 낳고 죽는 연어처럼 모국의 모천(母川)을 찾아온 셈이었다.
*
알라스카 종합병원에서 3주간 근무를 무사히 마치고 보니 알라스카와 연어에 대해 꽤 많은 지식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담낭과 취장이 나쁜 알라스카 사람을 여러차례 수술을 하면서 몇가지 느끼는 바가 있었다.
거의 간청을 하다시피해 나는 닥터. 사일러(Siler)와 같이 연어가 올라 온다는 키나이 강(Kenai River)에 가게 됐다. 앵커리지 남쪽 해안에 있는 강으로 천연의 보존이 자랑스러웠다. 하얗게 덮힌 눈 위에 반드시 누워 한잠을 자고 싶은 마음이었다.
추운 겨울에 연어가 꽁꽁 얼은 강으로 올라 올 이유는 없으나 그래도 나는 궂이 한번 가보고 싶었던 것은 다분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이었다.
마침 눈이 온 후여서 가는 길도 험했으나 천신만고 끝에 찾아 간 키나이 강은 눈과 어름으로 덮혀 있어 관광도 연어 낚시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여름이면 올라와 산란을 한다는 여기 키나이 강에서 태평양을 바라다 보면서 나는 멀리 한국과 일본 근해에 까지 달려 갔던 연어가 알라스카로 돌아 온듯한 뿌듯한 마음을 갖은 것이 큰 수확이었다.
-저 멀리 전설(傳說)을 찾아 숨 가쁘게 부풀려 온 부레, 서슬 퍼런 지느러미 등에 달고 끊어 내던 먹이 사슬 너무 멀리 혜매였네. 그만 돌아 가리라. 되돌아 가는 것이 어찌 나 뿐이랴.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이 돌아 가리니, 모랫바닥에 패대기치고 사라질지라도 지내온 여정을 말하리라. 그것은 전설이었다고.-
*
알라스카 병원 파견 근무를 끝내고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기 이틀전, 나는 연어 가게에 가서 아주 싱싱해 보이는 연어 두 마리를 사, 급행 소포로 토렌스에 가 있는 아내 제니퍼에게 보냈다. 그리고 그 소포 안에 모처럼 써 본 사랑의 편지를 같이 넣어 보냈다. 정말 오랜만에 써 본 편지였는데 글자 한자한자가 나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사랑하는 제니퍼에게.
나는 3주간의 알라스카 파견근무(派遣勤務)를 하면서 아주 신통하게 당신과 나를 설명해 줄 전설같은 사실을 찾아 냈소. 400년간 대한해협과현해탄을 오고 간 연어들의 서글픈 사연이 잠긴 말이요. 차라리 그 두해협을 하나로 묶어 청공해협(靑空海峽)이라고 부르고 싶소. 아니면 단순히 청공이라고 부르리다.
근자에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 동쪽에 있는 섬, 일본 서쪽에 있는 섬, 독도(獨島), 아니 다케시마(竹島)말입니다. 차라리 청공도(靑空島)라고 부르고 싶어요. 그뿐만이 아니라 당신이 당신을 닮은 예쁜 딸 아이를 낳는다면 그 이름도 청공(소라, 靑空)이라고 짖고 싶어요. 왜냐하면 당신은 유달리도 푸른색(소라)을 좋아 하니까. 설령 아들을 나아도 역시 청공이라고 이름을 지읍시다. 그러고 보니 알라스카에 와서 내가 한 일은 우리가 갖게 될 아이의 이름을 미리 지어 놓았다는 사실이니 꽤나 큰 수확이군.
제니퍼!
소포로 보낸 두 마리의 연어는 특별한 전설을 갖고 있는 듯하니 조심해서 다루기 바래요.
무슨 전설이냐구?
비록 죽어 냉동이 되었으나 이놈들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소.
죽은 연어도 말을 하는군요.
조금 큰 놈은 일본, 현해탄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일본 동쪽 바다로 나와 무한정 달려간 곳이 하와이 섬 앞바다였고, 거기서 다시 동쪽으로 달려 간 곳이 칼리포니아 샌프란사스코 해안이었는데 거기서 그만 고래로부터 물벼락을 맞고는 "날 살려라"하고 무작정 달려 올라간 곳이 알라스카 해안이었다고...
이 연어는 키나이강을 문득 자기가 태어난 일본의 어느 바닷가와 연결된 모천(母川)으로 오인하여 거슬러 올라가다가 마침내 그의 옛집이라고 생각된 곳에서 알을 낳고 죽으려고 하던 찰라 알라스카 주민한테 잡혔다고 하든군. 가엾게도 알도 낳지 못하고 생포되었다는 군요.
또 한 마리, 조금 작은 놈은 멀리 한국 동해안 강원도 동강에서 부화된 연어인데 동해바다로 나와 살다가 길을 잃고 일본 바다를 넘어 멀리 하와이에서 잠시 살았다고 하던군. 때가 되어 동해바다를 찾아 간다는 것이 방향을 잃고 온 곳이 바로 알라스카였다는군. 역시 키나이 강에서 잡혀 이렇게 냉동이 된거라는군.
제니퍼?
키나이 강에서 잡힌 이 두 마리, 연어를 물끄러미 바라보니, 문득 400년전에 일본으로 잡혀갔던 조선의 도공들과 조선에 항복을 했던 일본의 군인들이 여기에 다시 찾아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제니퍼! 아니 400년간을 혜엄처 온 그 연어들이바로 당신과 나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이라는 작은 강에서 부환된 우리가 다시 여기에 찾아와 사랑이라는 또 다른 연어를 생산하려는 다른 연어가 아닌가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이 두 마리가 여기까지 오기에는 무수한 연어들이 낳고 죽고 그리고 또 번식하기를 반복했으리라고 믿소.
분명 조선 앞바다와 일본 앞바다에서 부화된 연어들도 이렇게 알라스카에 와서 또 다시 산란을 하여 새끼를 낳는데 하물며 인간들이라고 못하겠는가? 같이 어울려 4년, 아니 400년인들 친구가 되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당신과 나는 분명 '더러운 조센진'과 '악독한 일본사람'의 피를 가졌는데 어쩌다 이렇게 서로 만나 사랑하여 귀한 딸, 소라를 낳았지 않소! 낳고 보니 얼마나 예쁘고 선량한지 모르잖소! 그렇다면, 한국인과 일본인은 마음을 서로 섞어 좋은 친구가 되리라 믿소.
일본은 어느누구도 따라 올수 없는 세계최고의 문명국가(文明國家)요,
한국도 어느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니 두 나라는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하오. 마치 우리가 둘이 합쳐 하나가 된 것처럼.....
그렇게 안된다면 연어만도 못하단 말이오. 하잘 것 없는 연어도 할 수 있는 일을 왜 우리가 못하고 서로 으르렁거려야만 하오? 이민 4세의 눈에는 정말 이해가 않가는 군, 여보!
제니퍼? 내가 도착하는 날, 당신이 만든 그 연어 요리를 같이 맛보고 싶소. 연어 요리는 양념이 잘돼야 한다고 하던대, 각별히 신경을 쓰시기를 부탁하오. 아주 특별한 맛이 있으리라 믿어요. 400년간 다져온 우정이 함빡 스며든 사랑의 맛이라고 믿소. 여보.
이만 줄이면서, 사랑해, 제니퍼.
남편, 빌.(Bill-William)
*
"와! 빌(Bill)? 당신 너무나 멎져, 그리고 훌륭해. 연어와 우리, 그리고 400년간 달려온 연어라......."
편지를 통해 제니퍼는 남편의 가슴 속에 숨겨진 따듯한 인정과 생각지 못한 상상력을 발견했으며, 남편, 빌의 모습이 오늘 따라 의연하고 존경이 가는 듯했다. 소포로 보내준 연어 두 마리를 바라다 보노라니 연어는 마치 살아서 펄떡펄떡 뛰고 있는 듯 했다.
"와! 400년간 태평양에서 살아온 연어!"
행복한 듯이 웃음짖고 있는 제니퍼의 눈에 뚜렸하게 보이는 두 개의 풍경이 있었다.
-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망상으로 인해 생긴 수많은 사람들의 슬픈 눈물과 이별이었다. 또 하나는 400년의 긴 항해로 인해 파괴된 생태계의 변화를 보고 있었다.-
제니퍼는 얼음에 쌓인 두 마리의 연어를 구분하여 냉장고 속에 따로 보관해 두었다.
그리고 머지 않아 돌아 올 사랑하는 남편, 빌을 만나게 된다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고 있었다. 평소에는 아주 평범했던 남편이 오늘은 왜 이다지도 세상을 달관한 탐험대원과 같아 보이는 아주 큰 존재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오늘처럼 남편의 자태가 이토록 크고 웅장하게 보인 날이 없었기에 그의 넓은 가슴에 둥지를 틀고 안식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가슴에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깊은 잠에 빠져 보고 싶었다.
알라스카에서 길을 잃었던 연어가 이제서야 갈 방향을 찾아 태평양을 넘어 동해 바다를 향해 다시 달려 온다고 생각했다. 연어의 고향(故鄕), 강원도 동강(江原道 東江)을 찾아서.....
그러고 보니 남편의 존재가 400년간 기다리고 기다리던 운명적인 사랑의 고리라고 생각이 됐기에 그의 아내가 된 제니퍼의 가슴은 우람차게 뛰고 있었다.
마치 활활 타오르는 기차의 기관이 막 출발을 하려는 역동적(力動的)인 순간 같았다.
"빌? 당신은 400년간 기다렸던 그 연어가 가져다 준 사랑이었군요. 사랑해요 여보!"
소설, 끝.
소설을 마치면서:
65년의 내 인생을 도리켜 보면 한없이 분하고 외로웠던 때가 여러차례 있었다. 너무나 억울하여 비수를 들어 상대방의 심장을 찔러 살해하고 싶은 적도 있었다.
뉴 저지에 있는 병원에서 내과 수련의사(內科 修鍊醫師)의 과정을 받던 중, 나는 실력 부족으로 탈락하고 말았다.
미국에서 성공하여 금의환향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런 비참한 사실을 부모님에게 말도 못했으며 어디에 내 얼굴을 내 놓기도 힘들었다. 겨우 신경과(神經科) 자리를 구했는데 또다시 탈락하고 말았을 때 나는 절망감으로 자살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할 수 없이 이번에는 정신과(精神科)를 일년 더 마지 못해 하면서 내 인생은 여기서 주저 않는다고 생각을 하니 차라리 멀리 미국령 사모아섬(American Samoa)으로 도망을 가서 살고 싶었다. 나를 도와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모든 사람들이 나의 적으로 보였으며 몹시 외로웠다. 그리고 죽고 싶었다.
이런 와중에 나를 구해준 사람은 뜻밖에도 일본인 2세, James T. Taguchi(田口)라는 내과 교수였다.
그는 오하이오주 데이톤에 있는 원호(Veterance)병원의 내과 과장으로 2차대전중에는 콜로라도 의과대학에 다니다가 아마체 수용소로 끌려갔으며 한국 전쟁중에는 미군 군의관으로 한국을 위해 참전한 한국을 사랑하는 나의 선생님이다. 그는 절망속에서 죽음을 생각하던 나를 살려준 나의 은인이다.
실력도 없던 내가 여러차례 시험에 응시하여 겨우 내과 전문의사가 된 것은 100%, 타구치 교수 때문이었기에 나는 평생 그를 생명의 은인으로 기억하며 살고 있다.
큰 놈(長子)이 교환 학생으로 1년간 일본 교토(京都)대학교에 가서 공부를 했다. 대학 졸업후에는 아예 일본에 가서 직장을 구했다. 아니나 다를까, 규슈에 사는 시골 아가씨와 열애를 하여 결혼을 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힘들고 가슴 아팠기에 시아버지가 된 나는 연민의 정을 느끼며 아들 부부를 대한다. 어느날, 나는 두 손녀딸을 돌보아 주면서 문득 천진 난만한 그들의 눈과 눈동자를 바라다 보게 됐는데 나는 그 순간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토록 맑고 고운 눈동자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 나는 손녀의 눈동자에 매료되고 말았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1970년도에 쓴 유광렬씨의 '멀고도 가까운 이웃, 일본'이라는 글이었다.
분명 오늘 내가 본 손녀의 눈동자는 선하고 깨끗한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을 통해 생산된 아이의 모습이었다. 분명 나의 손녀, 소라의 피는 한국인 '연(延)씨의 피'와 일본인 '다카네(高根)'의 피가 50%씩 섞여 있으리라. 이름 그대로 소라(靑空)는 눈물이 없는 행복한 손녀가 되기를 할아버지는 소설속에서 기원해 본다.
소라(靑空)야! 네 이름을 소설 제목으로 선택한 할아버지는 기쁘기만하다.
그리고 너의 이름이 한.일간에 맺힌 한을 풀고 깊은 우정의 고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小說家, 延圭昊
2009년, 1월 1일, 초고 후, 탈고까지(2010년, 4월)......
作家 紹介
韓國. 美洲 文人協會 會員
韓國, 美國 펜(PEN) 會員
韓國 小說家 協會 會員
오렌지 글 사랑 會員
美國 內科 專門醫師(Diplomate, American Board of Internal Medicine)
延世大學校 醫科大學 卒業.
作品: 長篇 小說,
1.安息處.2. 妄想의 담쟁이 넝쿨. 3.사랑의 溪谷.
4.마야의 눈물. 5.오하이오강의 저녁 노을. 6.샤이엔.
7.내가 사랑한 몽골의 여인. 8.巨文島에 핀 冬柏꽃은.
9.마야의 꿈. 10.아프리카에서 온 편지.
11.내 故鄕은 小鹿島.
連載小說: 1.사랑의 약속. 2.해변의 안식.
英文小說: 1.The Valley of Love, 2.Cheyenne.
3.The Dream of Maya
4.The Camellia in Goemoon Island
西班牙 小說: 1.El Sueno de Maya
Web Site: www.yunkyuho.com
714 636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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