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보기 / 이기윤

2006.01.04 12:06

이기윤 조회 수:52 추천:6


        새보기 / 종파 이기윤
        
        
        가을 들녘 새보는 
        허수아비 논배미에 서있다. 
        뚫어진 밀짚모자 
        허술한 옷 걸치고 부릅뜬 눈 
        
        무서워 접근 못하던 새떼 
        긴 세월 낯익고 정든 후손들은 
        아비 팔에 앉아 재잘대 보고 
        나락의 황금물결을 타며 배를 불린다. 
        
        농군이 뙈기*를 들고 와서 
        하늘을 휘감아 돌리다가 
        허공을 후려치니 
        총소리보다 큰 소리 들판을 흔드니 
        뙈기소리 비웃어 재잘대며 
        새떼가 날아간다. 
        
        농군은 
        허수아비 붙들고 흔들며 훈계한다. 
        “선대는 새떼를 잘도 막았는데 
        시대가 바뀐다고 나락을 까먹는 
        그들과 친하면 안된다!“라고 
        
        



*뙈기;
1. 한 구획을 일컫는 말 -- 논뙈기(논배미), 밭뙈기, 논밭 두 뙈기 씩. 
담요 뙈기. 헝겊 뙈기. 
2. 새 쫓는 도구 -- 짚의 밑동을 뭉쳐서 뙈기머리 만들고, 처녀의 머리 따 듯 
따 내려가다가 끝부분에 삼을 연결해서 꼬아내려 길게 꼬리를 만든다. 

*첨언: 
조국의 안타까운 현실을 시로 형상화해보려 한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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