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별

2003.07.02 15:04

강학희 조회 수:702 추천:58

지지 않는 별/ 강학희

아버지 가신 날도
변함 없이 해는 뜨고
달도 뜨고 별도 떴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지금은 별이 되어
내 가슴에 떠있습니다

내가 가는 날도
변함 없이 해는 뜨고
달도 뜨고 별도 뜨겠지요

그리고 나도
빛나는 별이 되어 
내 아이 가슴에 뜰 것입니다

이렇게 별의 속삭임으로
우리 모두 함께입니다 사랑은 
형체없이도 항상 살아있음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제 얼마있지 않으면 아버님의 기일이다.
꼭 이즈음이면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무력감이 나를 휩쓴다.
딸 사랑이 유난하셨던 아버님.
중학교 들어가자 영어 가르쳐 주신다며 봄이 온다는
"Spring has come" 이라고 하지.
is 가 아니고 has 란다. 꼭 기억해라.
영어는 구절(Phrase)을 외우는 게 지름길이지 하시던 말씀...

남자는 험난하게 커야 성공하지만, 여자는 곱게 자라야
고운 마음을 갖는다며 좋은 것만을 주셨던 분...
기분이 좋은 날은 딱 한 곡 밖에 안치시는 명 피아니스트(?)
아버님의 월광 연주....

여자는 분위기가 있어야한다고 아름다운 풍광의 레스트랑만
생기면 데리고 가셔셔, 식탁에 팔을 올리면 안되고,
물은 꿀꺽 꿀꺽 마시지 말고 입술을 축이듯 마셔야한다며
식사 매너를 가르쳐주시던 멋을 아셨던 분....

언니가 시집 가기 전날 붉은 눈시울로 여자는 낮화장은
안해도 남편을 위해 꼭 밤화장은 하라시던 말씀....
새록새록 가슴에 하나 둘 떠오르며 별처럼 반짝인다.

우리는 무엇인가?
서로를 빛내주는 밝은 빛임을 알려 주신분.
너무 일찍 우리의 곁을 떠나셔셔 지금도 머리가 흰 아버님을
상상할 수 없는 안타까움.

푸른 휠드에 흰공이 날을 때면 그리 좋아하시던 골프를
함께 칠 수 없는 노여움이 물밀듯 올라온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 나를 푸른 하늘을 날으는 흰 공처럼
쏘아 올려본다.

평안하소서.
그리고 아버님의 말씀처럼 마음이 빈한한 자 되지 않게 하소서
나의 간구를 실어서 함께 보낸다.

흐르는 곡:월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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