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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포스트 코로나ㅡ공생이 살길이라면

2020.05.01 17:27

라만섭 조회 수:19

포스트.코로나, 공생이 살길이라면.....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2020311일에 Covid-19의 글로발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바꾸어 말하면 지금의 상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음을 천명한 것이다.

 

45억년의 역사를 지닌 지구에는 약 160만종에 이르는 수많은 바이라스가 있다고 하는데, 이 가운데 겨우 1%만이 인간에 의해 인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미생물인 이들은, 유사 이래 자연과 더불어 공존해오고 있다. 이번의 코로나 바이라스는 박쥐라는 숙주에 붙어 있다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신종으로 알려져 있다.

 

온갖 동식물, 미생물이 공생하며 살아가게 마련인 자연 생태계의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탐욕을 채우기 위한 인간에 의하여 끊임없이 저질러지고 있다. 인류가 지구상에 생겨나기 훨씬 이전부터 생존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의 박멸을 기대하는 것은 허망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인간이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것도 현미경이 개발된 이후의 일이고 보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자연환경의 파괴는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 현상을 불러와, 극지의 빙하는 매일 녹아내리고 있다. 빙하 속에는 수많은 박테리아와 바이라스가 잠자고 있다는데, 그들이 밖으로 나와 살 곳을 찾아다닌다고 상상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중국의 공장 가동이 멈춘 사이에 촬영한 위성사진은, 중국은 물론 주변국들 상공의 맑은하늘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확인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못한 현시점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손 씻기와 거리 두기가 거의 전부 이다. 집단면역(Herd Immunity), 수많은 인명피해를 감당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를 안고 있다. 5백 년 전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아메리카 신대륙을 정복할 당시, 원주민의 대다수(95%)가 당시 유럽인들이 가지고 들어온 균에 의해 몰살당한 일은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다. 새로운 노동력의 필요를 느낀 유럽인들은 아프리카에서 대거 흑인들을 노예로 사들여 왔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균의 대규모 이동이 동시에 이루어졌을 것은 뻔한 일이다. 자선 사업가 빌. 게이츠도 주장 하듯이, 장차 닥쳐올 전염병에 대비하여 인류는 예방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연구를 서둘러야 할 판이다.

 

수십억 년의 장구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지구는 빙하기와 혹성 충돌 등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생물이 소멸, 생성하는 과정을 겪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65백만 년 전에 갑자기 지구에서 사라진 공룡도 같은 운명이었을 것이다. 인류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는 고대부터 있어온다.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인간은, 다른 동물의 영역과 서식처를 공략하는 침략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역사상 현존 인류를 가장 괴롭힌 전염병은 천연두이다. 신석기 시대(기원전 13천 년경)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천연두는 수억 명의 인간 생명을 뺏어갔다. 15세기 스페인이, 5백 명의 군대로 아메리카대륙을 점령 할 수 있었던 것은 천연두 때문이었다고 한다. 찬란했던 잉카, 마야문명도 갑자기 연기처럼 사라졌던 것이다. 14세기(1347) 몽고군대의 크림반도 공략 당시에 발생한 흑사병은 삽시간에 유럽전역으로 퍼져 당시 유럽 전체인구의 약1/4을 죽였다고 한다. 스페인 독감으로 목숨을 잃은 유럽인의 수는 제1차 대전의 15백만을 훨씬 넘는 5천만 명에 달했다. 그 후에도 코로나, 사스, 메르스, 에볼라, 지키 등 바이러스에 의한 크고 작은 전염병은 최근까지 세계 각처에서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

 

감기 바이러스처럼, 인류는 잠시도 바이러스와 떨어져 생활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그런대로 생존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다름 아닌 바이러스와의 공생 공존관계가,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유지될 수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바이러스와 인간 사이에는 숙주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그들의 생활 영역이 침범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문가의 생각이다. 숙주를 거치면서 바이러스가 신종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점을 상기할 때, 숙주와의 공생 공존을 도모하는 길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요체가 되는 것이 아닐는지. 또한 바로 그것이 자연 생태계의 원리에 보다 충실한 길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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