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 볼래
2009.10.15 00:37
들어가 볼래
정용진
두 돌 반 된 손녀 우영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할머니가 전화를 했더니
들어가 볼래, 들어가 볼래 한다.
무슨 소리냐고 물으니
전화기 속에 들어가서
할머니 얼굴을 보겠단다.
한, 영, 스패니쉬를
곧잘 구사하는 손녀는
과자 하나를 주면 더 먹고 싶어서
항상 떼를 쓴다.
제 어머니가 많이 먹으면
이가 썩어 안 된다고 타이르니
슬며시 제 방으로 들어가
강아지 인형을 안고나와
‘에밀리.가
과자를 먹고 싶어 하니 내어놓으란다.
하는 수 없이 하나 더 주면
강아지 입에 대고 먹이는 척 하다가
제 입속에 넣고 의기양양하다.
전화기 속에 들어가
할머니 얼굴을 보겠다는 손녀
과연 핏줄은
전화선보다 길고, 질기다.
오늘도 귀여운 우영이음성이
귓가에 쟁쟁하다.
어려서 제 동생 지민이가
너무 쫑알거려 책 읽는 것을 방해하면
큰아들 지신이가
이놈 말을 뽑아버릴 까보다.
하던 기억이 새롭다.
코흘리개 어린 아이가 커서
의젓한 어른이 되는 것은
위대한 혁명이다.
정용진
두 돌 반 된 손녀 우영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할머니가 전화를 했더니
들어가 볼래, 들어가 볼래 한다.
무슨 소리냐고 물으니
전화기 속에 들어가서
할머니 얼굴을 보겠단다.
한, 영, 스패니쉬를
곧잘 구사하는 손녀는
과자 하나를 주면 더 먹고 싶어서
항상 떼를 쓴다.
제 어머니가 많이 먹으면
이가 썩어 안 된다고 타이르니
슬며시 제 방으로 들어가
강아지 인형을 안고나와
‘에밀리.가
과자를 먹고 싶어 하니 내어놓으란다.
하는 수 없이 하나 더 주면
강아지 입에 대고 먹이는 척 하다가
제 입속에 넣고 의기양양하다.
전화기 속에 들어가
할머니 얼굴을 보겠다는 손녀
과연 핏줄은
전화선보다 길고, 질기다.
오늘도 귀여운 우영이음성이
귓가에 쟁쟁하다.
어려서 제 동생 지민이가
너무 쫑알거려 책 읽는 것을 방해하면
큰아들 지신이가
이놈 말을 뽑아버릴 까보다.
하던 기억이 새롭다.
코흘리개 어린 아이가 커서
의젓한 어른이 되는 것은
위대한 혁명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84 | 두만강 얼음길(로버트박 선교사를 위하여) | 정용진 | 2009.12.28 | 603 |
383 | 주님을 향한 기도 | 정용진 | 2009.12.23 | 487 |
382 | Frozen Tuman River 두만강 얼음길(영역본) | 정용진 | 2010.01.12 | 596 |
381 | 낙엽 | 정용진 | 2009.12.03 | 574 |
380 | 쥐 | 정용진 | 2009.12.02 | 833 |
379 | 빈 독 | 정용진 | 2009.11.28 | 1010 |
378 | 석류(2) | 정용진 | 2009.11.24 | 852 |
377 | 나는 나무다 | 정용진 | 2009.11.02 | 557 |
376 | 골프장에서 | 정용진 | 2009.10.28 | 908 |
» | 들어가 볼래 | 정용진 | 2009.10.15 | 967 |
374 | 원정(園丁) | 정용진 | 2009.10.03 | 869 |
373 | 고희(古稀) | 정용진 | 2009.09.30 | 1038 |
372 | 무지개 | 정용진 | 2009.09.17 | 863 |
371 | 별 | 정용진 | 2009.08.25 | 910 |
370 | <조시> 김대중 전 대통령 영전에 | 정용진 | 2009.08.20 | 921 |
369 | 哀悼 金大中 前 大統領 | 정용진 | 2009.08.17 | 897 |
368 | 낮 달 | 정용진 | 2009.08.06 | 955 |
367 | 봉선화(鳳仙花) | 정용진 | 2009.07.10 | 1000 |
366 | 오잘공 | 정용진 | 2009.07.01 | 1185 |
365 | 동물들의 합창 | 정용진 | 2009.06.30 | 12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