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 남자 / 정국희

2008.11.10 01:55

이주희 조회 수:659 추천:67

위층 남자 / 정국희 연 사흘 밤을 홀딱 지샌 다음 날 밤이 무서워 벌건 포도주 한 병 내밀고 사정했다 제발 잠 좀 자게 해달라고 얇은 판대기 경계로 놓고 즈그는 방바닥으로 우리는 천정으로 나눠 쓰는 처지도 모르는 덩치 큰 백인 위층으로 이사 온 뒤부터 밤마다 온 신경을 집중 시켰다 리드미컬하게 흔들리는 침대 소리는 그나마 참아줄 만 했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개평 뜯는 소리도 그러려니 했다 한 굽이 넘겼으면 잘 일이지 푸르딩딩한 새벽이 올 때까지 우지끈, 부시식, 삽질해대는 소리가 맨입으로는 가망 사망도 없더니 넓은 술이 들어가 속이 널따래졌는지 며칠째 조용ㅡㅡ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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