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나들이 야외학습

2020.07.01 15:12

윤석순 조회 수:6

가을나들이 야외학습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윤석순

 

 

 

 그동안 연주활동이 계속되었기에, 함께 가는 1회차 가을야외학습을에 동행하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번에 가지 못했던 곳을 방문한다고 하여 기뻤다가지 못한 분들이 여러 명이 있어서 2회차 야외학습에는 대체로 많은 인원이 함께 갔다. 이른 아침에 가을비가 촉촉하게 내려서 주춤했는데, 오전 930분이 되어 출발할 때는 비가 서서히 멈추었다. 여러 대의 승용차와 승합차로 조를 나누어 정읍으로 출발했다.

 첫 번째 도착지는 가사의 발생과 관련하여 빠뜨릴 수 없는 고려 말 최초의 가사작품 정극인의 「상춘곡」인 불우헌 공원(전북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 310 원촌112-3 체련공원)이었다. 선조들의 문화유산인 지정 문화재가 64점이 있다고 한다. 정극인은 본관은 영광, 아호는 불우헌, 1401(태종 1)~1481, 경기도 광주(.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태어났다. 전문해설사인 교수님은 동상에 기록된 그의 삶의 발자취를 상세히 해설하여 주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불우헌 정극인 선생을 찾아 보면, 불교를 배척하는 논의를 하다가 하옥되기도 했으나 오래지 않아 석방됐다. 1470(성종 1)년 나이가 많음을 이유로 관직을 사양하고 귀향해 후진을 양성했다. 1472년 벼슬에 뜻을 접고 향리의 자제를 열심히 가르친 공으로 3품산관이 내려지자 이에 감격해 「불우헌가」 · 「불우헌곡」을 지어 송축했다. 1481(성종 12)81세의 나이로 죽었다. 환로의 영달은 없었으나 선비로서의 청렴한 삶을 고수했고, 검소하며 소박한 삶을 살았다. 문학에 특출한 재능을 보여 최초의 가사작품으로 알려진 「상춘곡」과 「불우헌가」 등을 지어 한국시가에 공헌했다. 모두 우리말을 사용하여 국문학사에 큰 의미가 있다. ’불우헌 정극인 선생 연보, 가사비. 상춘곡. 가사비 건립기념비. 불우헌 정극인 선생 신도비.‘ 가 있었다.

 두 번째 방문은 단종비 정순왕후 태생지다. 안내문을 보면, 정순왕후는 이곳 전라도 태인현(. 전북 정읍시 칠보면)에서 태어났고, 어려서 아버지 송현수를 따라 한성부(. 서울)로 이사했다. 정순왕후(1440~1521) 송씨는 조선 단종의 정비이다.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비. 본관은 여산. 부사 송계생의 증손녀이고, 지중추원사 복원의 손녀이며, 판돈녕부사 현수의 딸이다. 시호는 정순.성품이 공손하고 검소하여 효우가 있어 가히 종묘를 영구히 보존할 수 있는 인물이라 하여 1453(단종 1) 간택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고모가 영응대군의 부인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1454년 열다섯 나이로 한 살 연하였던 단종과 혼인하여 왕비에 책봉되었다. 1455년 세조가 즉위함에 따라 의덕왕 대비에 봉해졌으나, 이듬해 성삼문·박팽년·하위지 등 사육신의 단종복위운동으로 1457(세조 3)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에 유배되자 부인으로 강등되었다. 1698(숙종 24) 노산군이 단종으로 추복되자 다시 정순왕후로 추복, 신위가 창경궁에 옮겨졌다. 시호는 의덕단량제경정순왕후이고, 능호는 사릉으로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면 사릉리에 있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단종비 정순왕후의 증조할아버지인 송계생 유허비각(정순왕후 태생지)은 태인 고현동향약(동각) 근처 전북 정읍시 칠보면 시산서길 11- 4에 있다.

 

 청계천에 있는 영도교는 귀양 가는 단종과 정순왕후가 마지막으로 헤어진 곳으로 전해지는데, 결국 두 사람은 이승에서는 만날 수 없었다. 단종이 끝내 유배지인 영월에서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부군의 죽음을 전해들은 송씨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큰 바위에 올라 영월을 향해 통곡을 하며 단종의 명복을 빌었다. 후일, 영조가 친히 동망봉이라는 글씨를 써서 바위에 새기게 하였다. 그녀는 세조의 증손인 중종 18152177, 82세의 나이로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중종의 재위 초기, 사림파인 조광조 등에 의해 복위가 주장됐으나 중종은 이를 거부했다. 그 뒤 현종 때부터 송시열과 김수항 등은 단종과 그녀의 복위를 거듭 건의했다. 그 건의로 1698127, 단종과 함께 왕후로 복위되어 시호를 받고 종묘 영녕전에 신위가 모셔졌다.

 정순왕후의 능은 사릉이라 하여 남양주군 진건면 사능리에 있으며 사적 제 209호이다. 정순왕후 여산 송씨가 단종의 왕비에 책봉되었다 하여 당시에는 태인현에 속해 있으므로 태인 향교가 세워졌다. 정순왕후는 조선 500년 동안 단 한 분의 이 고장 출신 왕비였다.

 시간이 많이 지나게 되어서 김 선생님은, 등단기념으로 집에서 담아 온 모과주를 내놓았고 점심도 초대했다. 이어서, 정읍 무성서원에 들렀다. 고려시대 지방 유림의 공의로 신라말의 학자이며 문장가인 고운 최치원의 덕행과 학문을 추모하기 위해 사당을 건립하여 태산사라 했다. 고려말에 없어졌다가 조선초 1483(성종 14) 정극인이 세운 향학당이 있는 전북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로 이전했다. 1549(명종 4) 생사당을 짓고 배향했다. 1615(광해군 7)에 태산사에 태산서원을 지었으며, 최치원과 신잠의 두 사당을 합치고 무성이라는 서원을 받아 개편했다. 한국에서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되어 온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며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맞게 바뀌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97월 한국의 서원이라는 명칭으로 다른 8곳의 서원과 한국의 14번째 유네스코1)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무성리 마을에 설치하여 신분 계급을 막론하고, 누구나 서원에서 학문을 동등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지역향촌민과 지역 문화와 지식인들이 함께 역할을 한 곳이다. 내삼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우가 있는데, 최치원을 중심으로 7위인 신잠·정극인·송세림·정언충·김약묵·김관의 위패가 봉안되었다. 19681219일 대한민국의 사적 제166호 무성서원으로 지정되었다. 이렇게 다른 관람객들과 함께 마루에 앉아서 구체적인 해설사의 유래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산외면에 위치한 중요민속문화재 제26(1971.5.27. 지정)이며, 232년이 된 가옥에 도착했는데 이곳이 부농인 김동수 가옥이다. 이 집의 터는 풍수상으로 지네형국의 명당이라고 한다. 집 앞에는 나무가 울창한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풍수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1,400여 평의 넓은 대지에 지어져 시원하고 밝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은 문간 마당이다. 문간 마당에 들어서고 다시 중문을 지나 사랑 마당으로 들어간다. 안채는, 다른 곳에서 보기 드문 ㄷ자 형태이고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이것은 권위적인 형태이다. 안 행랑채도 큰 ㄷ자 형태로 안채를 감싸는 형태인 안채의 규모로 구성되었다. 사랑채는 간결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이다. 방은 ㄴ자 형태다. 김동수 가옥의 풍경은 옛 재벌의 위엄이 보이는 건축 문화재였다. 조선 중기 상류층의 면모를 잘 갖추고 있는 김동수의 6대조인 김명관이 정조 8(1784)에 건립했다. 이 집은 청하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동진강 상류의 맑은 물이 흐르고 전형적인 터전에 동남쪽을 향하여 자리 잡고 있다. 바깥 행랑채의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아담한 사랑채가 보인다. 안쪽 행랑채의 대문을 들어서면 집의 구조가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다. 좌우 전면의 돌출된 부문에 부엌을 배치한 특이한 형태의 안채도 볼 수 있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온 이 집은 균형미가 넘쳐나며, 처마의 흐름이나 기둥의 배열 등이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집은 1,200석의 넓은 가옥들이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99칸의 김동수 가옥이다.

 4곳의 일정은 전문 해설자의 명강의로서, 고전시가론과 고전소설강독 교재에 맞는 강의를 체득한 듯했다. 풍부한 정보와 역사적 배경을 통하여 실감나게 듣고서, 가을나들이의 행복한 문학기행은 서경의 감탄과 풍취를 맛볼 수 있었다. 비도 그치고 화창한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일정을 마감했다. 등단자의 베풂으로, 좋은 간식과 음식을 제공받고 즐거운 감흥을 노래하다 보니 어느덧 전주에 도착했다.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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