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의 바다
2008.09.06 06:40
디아스포라의 바다
이 월란
유년으로 이어진 바닷길이 멀다
빨간 내복을 입어 보고, 장대비 홈빡 맞아도 보고, 내 어미 기분따라 서기도 지기도 했던
오일장터 몸빼걸음 따라 누벼도 보고, 갈래머리 쫑쫑 추억의 손이 떼어낸
하얀 교복칼라 빳빳이 마르던 집
파도같은 세월을 넘어
흩어진 바닷길이 멀다
뗏목처럼 둥둥 떠도는 음유의 가파른 등성이 따라 출렁이는 이름들
여러 해 삼킨 지상의 밤들은 가슴 터지는 인공호흡으로도 깨어나지 못해
푸르게 잠드는 바다
헤치고 헤쳐 낯설지 않은 뭍에 닿아도
그 집은 없네
그 집은 없네
<기내에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돌아오는 길 위에서 다시 머물, 젖은 말(言)들이 사는
검푸른 바다 위의 집
2008-09-06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5999 |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 | 박정순 | 2008.09.09 | 57 |
| 5998 | 영혼의 입맞춤 | 박영숙 | 2008.09.09 | 46 |
| 5997 | 아~ 세월이여! | 박영숙 | 2008.09.09 | 64 |
| 5996 | 세월과 고독을 꿰매고 | 박영숙 | 2008.09.09 | 65 |
| 5995 | ‘아니’라는 말 | 이영숙 | 2008.09.09 | 41 |
| 5994 | 시조가 있는 수필 (2) -<시조 짓기>와 겨울 시조 두 편 | 지희선 | 2008.10.30 | 63 |
| 5993 | 정이 들고 나는집 | 장정자 | 2008.12.04 | 52 |
| 5992 | 이인(二人) | 이월란 | 2008.09.07 | 46 |
| 5991 | 라호야 코브(La Jolla Cove) | 박경숙 | 2008.09.08 | 47 |
| 5990 | 1시간 50분 | 이월란 | 2008.09.08 | 59 |
| » | 디아스포라의 바다 | 이월란 | 2008.09.06 | 56 |
| 5988 | 아빠가 된 '펠러' 서방/'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0.06.10 | 59 |
| 5987 | 새벽 | 이상태 | 2010.11.09 | 96 |
| 5986 | 그린리버 | 오연희 | 2010.06.08 | 42 |
| 5985 | 추천 | 오연희 | 2010.06.08 | 51 |
| 5984 | * 멜랑콜리아 패러디 | 구자애 | 2010.06.08 | 54 |
| 5983 | 헌혈카페 | 이월란 | 2010.06.07 | 46 |
| 5982 | 강촌행 우등열차 | 이월란 | 2010.06.07 | 49 |
| 5981 | 동거의 법칙(견공시리즈 69) | 이월란 | 2010.06.07 | 46 |
| 5980 | 눈빛 환자(견공시리즈 68) | 이월란 | 2010.06.07 | 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