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과 고독을 꿰매고

2008.09.09 06:47

박영숙 조회 수:65

세월과 고독을 꿰매고
            
                   박영숙(영)

사람들은 어디를 가고
빈 가슴 깃털 속에 감추고
동네를 지키는
길 잃은 새 한마리 뿐일까

찬바람 울고 가는 가지 끝에 앉아
목 터지는 아픔을 참아가며
왜 너는
나의 영혼 파고 드는
고독만을 노래하고 있는가

너의 노래 나부끼는
앙상한 가지 끝에 걸리는 내 마음
하늘 가득 차 오르는
이 적막함 어쩌지 못해
외로움 쫒으려고 책을 펼치면

수채화처럼 채색되어 오는
그리운 얼굴들
하나하나 십자수를 놓고
흔들리는 영혼을
꼭꼭 눌러 꿰매어 사각 속에 넣으면

뼈 속에서 우러나는 침묵의 언어들
그림들이 조용히 벽을 적시는
어제같은 오늘이 가고 있는데…
하늘의 고운 눈에 물든 노을이
떨어진 낙엽 위에 뒹구는 구나

“영혼의 입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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