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리로

2006.06.21 05:48

유봉희 조회 수:13 추천:1


유봉희 - [작은 소리로]




















작은 소리로
유 봉 희






탁자 위에 한 묶음 국화가

가까이 코를 대면

그제야 제 이름을 말한다



미미한 향기

그래도 제 향기



그들은 벌 나비 날개짓을 알고 있을까

벌 날개 같은 꽃잎들이 동그랗게

나비춤을 추려 한다

그들은 달 뜨고 별 지는 하늘을 보았을까

속 꽃잎들은 달 모양으로 떠서 별빛을 담아 놓고 있다

그들은 가을 바람에 허리 휘어본 적이 있을까

가느다란 줄기가 곧 휘어질 것만 같다



조그맣게 부르는 소리

작은 손짓으로 멈추게 하는



미미한 향기

그래도 제 향기

작은 소리로 제 이름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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