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노래

2006.06.21 05:59

유봉희 조회 수:19 추천:25


유봉희 - [천상의 노래]

















천상의 노래


       -캐나다 록키에서
유 봉 희





오월의 눈이 차창에 날린다

끝없는, 저 순백의 수화·手話는

아무래도 누군가가 보내는 메시지인 것만 같아

문득 창문을 메우며, 하늘을 채우며

내게로 들어서는 산, 록키

몸의 모든 이음새를 없애며 절박한 포옹에 숨이 멎을 때

산인지 하늘인지 알 수 없는 곳

수천 수만의 흰나비들

억겁을 날아다니는 날개짓 속에

내가 있다



다시 보면, 산의 높이만큼 계곡은 깊다

서로 바라보는 아득한 거리

그러나 낙하하던 아픔의 기억도

오르려는 숨가쁜 좌절도 지우며

흰 날개짓 소리, 천상의 노래 들린다



예사롭지 않던 저녁 바람결에 들려오던 그 음절

여기 록키에 와서 깨닫는다

그가 일 만년 전부터 나를 부르고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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