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로 우는 쇠 -조유리
2011.10.13 09:17

울음에도 뼈가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징을 잡은 저 사내 손아귀에 친친 처매져 부서졌다 까무룩 일어서는 저것은 뭐란 말인가 힘껏 내리칠 때마다 패는 가슴골 어떤 통증은 한 시대의 테두리를 오래 맴돌다 낱낱이 제 신념으로 되돌아와 돋을새김 된다 고도로 숙련된 꾼의 울대에서라야 완성된다는 울음잡기, 그러니까 놋쇠 덩이는 만리 밖으로 파동쳐 갈 습한 음역의 전생인 것이다 그것은 태생 이전부터 먼 행성의 신열 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었던 것 쇠가 운다, 피돌기를 따라 파문이 인다 명치 한복판을 헐어 뼈와 뼛사이에 몰아치는 장단마다 쇳가루가 쏟아진다 함몰된 소(沼)의 깊이만큼 여울이 생기고 바람이 쇳물을 길어 나르는 동안 이 땅의 사내들은 불덩이를 인 가슴뼈를 전부 탕진했다 1967년 서울 출생 2008년 계간「문학.선」 등단 15회 시산맥상 수상 웹진 시인광장 편집장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4 |
장미수 만드는 집 -유미애
![]() | 한길수 | 2011.11.13 | 662 |
83 |
달의 통로 -박지웅
![]() | 한길수 | 2011.11.13 | 708 |
82 |
춤추는 거울 -김형술
![]() | 한길수 | 2011.11.13 | 406 |
81 |
서쪽으로 다섯 걸음 -전동균
![]() | 한길수 | 2011.11.13 | 447 |
80 |
우체국 가는 길 -전다형
![]() | 한길수 | 2011.10.13 | 524 |
79 |
유리세공사 -권지현
![]() | 한길수 | 2011.10.13 | 661 |
» |
뼈로 우는 쇠 -조유리
![]() | 한길수 | 2011.10.13 | 815 |
77 |
화랑게에 대한 반가사유 -김경윤
![]() | 한길수 | 2011.10.13 | 583 |
76 |
무너진 건물 틈새로 -유현서
![]() | 한길수 | 2011.10.03 | 517 |
75 |
귀가 -강윤미
![]() | 한길수 | 2011.10.03 | 449 |
74 |
실종 -한용국
![]() | 한길수 | 2011.10.03 | 789 |
73 |
손금으로 흐르는 江 -박후기
![]() | 한길수 | 2011.10.03 | 494 |
72 | 사막을 건너는 낙타표 성냥 -최치언 | 한길수 | 2011.09.23 | 418 |
71 |
붉은 방을 꿈꾸는 밤 -이근일
![]() | 한길수 | 2011.09.23 | 555 |
70 |
기록에 없는 계절 -이일림
![]() | 한길수 | 2011.09.23 | 482 |
69 |
살바도르의 시계 -서영처
![]() | 한길수 | 2011.09.23 | 431 |
68 |
추석 -이병초
![]() | 한길수 | 2011.09.13 | 491 |
67 |
눈물 머금은 신이 우리를 바라보신다 -이진명
![]() | 한길수 | 2011.09.13 | 517 |
66 |
클레이 사격장에서 쏜 것은 -윤성학
![]() | 한길수 | 2011.09.13 | 440 |
65 |
안개의 발바닥은 왜 검은가 -박현솔
![]() | 한길수 | 2011.09.13 | 4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