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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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 작사자가 된 김광영 장로

2010.12.25 02:56

그레이스 조회 수:1032 추천:23

<찬송가 작사자가 된 김광영 장로>



“은혜에 감격하며 쓴 마음의 시가
찬송가사로 채택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지난 2월 26일, 김광영 장로(58세, 서울중앙교회, 곽창대 목사)는 한국찬송가공회(대표회장 한명수 목사)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는 김 장로가 응모한 찬송가사가 최종 심사에서 합격했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김 장로는 그 편지를 받자마자 곧바로 교회로 뛰어 올라갔다. 그리고 뜨거운 감사의 기도를 하나님께 먼저 드렸다. 도저히 주체할 수 없는 그 감격, 그리고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생애 최고의 기쁨을 만끽했던 순간이었다.

“정말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감사가 가슴속에서부터 솟아오르더라구요. 얼마나 감격했는지 몰라요. 저의 글이 한국교회의 찬송가에 실리게 되었다는 것이 정말 사실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김 장로가 쓴 찬송가사는 지난 4년에 걸친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아주 당당하게 선정되었다. 결코 짧지 않은 지난 4년간의 몸살을 앓고서야 세상에 출생한 김 장로의 찬송가사 내용은 이렇다.


당선된 찬송가사

제목: 겟세마네 동산에서

1절-겟세마네 동산에서 최후기도 하시고 갈보리산 십자가를 죄인되어 지셨네
    엘리엘리 부르시며 고통당한 예수여 우리 위해 괴론 짐을 주님 홀로 지셨네

2절-무슨 죄로 우리주님 십자가를 지셨나 하나님 뜻 이루려고 고난의 길 가셨네
    나를 위해 피흘리신 우리주님 예수여 환난의 날 닥쳐와도 주를 보게 하소서

3절-다 이뤘다 하신 주님 내가 바라봅니다 내가는 길 험하여도 주님의 길 비할까
    주님 가신 골고다길 나도 걷게 하시고 그 나라와 주의 뜻을 간구하게 하소서


찬송가사 응모 배경

글쓰기를 유난히 즐겨하는 김 장로가 이 가사를 쓰게 된 배경은 개인의 신앙적 체험과 맞물려 있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지난 1988년, 교회에서 실시된 장로직 투표에서 김장로는 낙선의 아픔을 맛보게 되었다.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믿고 있었던 터라 낙방의 고배는 한동안 김 장로를 괴롭게 했다. 게다가 그해 가을엔 건강마저 좋지 않아서 정신적으로 육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던 한 해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들은 김 장로에게 자신을 돌아보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졌다.

그런 과정을 겪고 난 그 다음해 부활절 칸타타를 준비하는 가운데 나레이터를 맡게 되었는데 글이 영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지휘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김 장로가 손수 글을 쓰게 되었다. 마침 그 때가 고난주간이었는지라 김 장로는 지난 해의 그 경험을 기억하며 자신을 위해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신 주님의 아픔을 새삼 되새겨 보게 된다. 게다가 고난주간에 관한 성경말씀을 읽다가 큰 감동을 받아 3편의 글을 쓰게 되었다.

위의 찬송가사는 이때에 쓰여진 글이었다. 이렇게 쓰여진 찬송가사를 현 찬송가의 곡에 맞춰서 가정예배 드릴 때 온 가족이 함께 불렀다.


김 장로가 찬송가사를 응모하게 된 배경도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제가 찬송가사를 응모하게 된 것은 1998년도 어느 주일 낮 예배 광고 시간에 저희 담임목사님이 신문에 찬송가 가사 응모하라는 광고가 나왔으니 응모를 해보라시는 광고를 하셨어요.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내가 한번 응모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응모했지요. 그러나 아내한테도 응모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혼자 몰래 한 것이지요. 떨어지면 창피할까봐서요. 사실 그렇게 자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굉장히 끌렸어요.”


4년간 신앙적·인격적 훈련

응모한 지 1년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그래서 떨어졌나보다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후에 우수작으로 선택되었다는 통보가 날아온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최종판정은 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또 1년 동안 아무 소식이 없었다.

“1년마다 한번씩 연락이 왔어요. 그 기간이 4년 걸렸구요. 그 사이에 개인적인 프로필이라든가 찬송가를 작사한 동기와 인용한 성경구절 등을 요구하셔서 다 갖다 드렸어요. 아마도 그 4년이라는 기간동안 저에 관한 신앙적, 인격적인 부분들까지 검사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단순히 가사만으로 합격시킨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침내 한국찬송가공회에서 최종적으로 합격했다는 소식을 접한 김 장로와 가족들, 그리고 교회 식구들은 온통 축제의 분위기였다.


진정한 마음의 감사

얼마전 김 장로는 모교회인 경남 함안에 소재한 구혜교회(담임 장성수 목사) 75 주년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거기서 주일 저녁 예배 설교를 통해 김 장로는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자신을 어떻게 사랑해주셨는가에 대한 간증을 했다. 성도들도 울고 김 장로도 울었다.

한 개인이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만도 너무나 감사한 일인데 그 은혜에 감격하여 쓴 마음의 시가 찬송가사로까지 채택되어져 수많은 성도들의 입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것이 어찌 감격스럽지 않으리요. 그래서 김 장로는 감사하다는 말을 유난히 많이 한다.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그 감사는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신앙의 표현이기도 하다.

현재 섬기는 교회에서 40년동안 성가대원으로 봉사하고 있기도한 김장로는 서울 장로성가단(단장 강성모 장로)의 섭외부장으로도 봉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문인회(회장 윤주홍 장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음악과 문학 양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것이다.

그 바쁜 와중에서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저녁 퇴근하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 있다. 교회다. 집 근처에 있는 이웃교회에 들어가 혼자 조용히 말씀 묵상과 기도를 해오고 있다.

이때 하나님께서 주신 영감을 받아서 쓴 시가 한 편 있다.

인생이 누리고 싶은 것/ 그 모두의 합이 행복이라네/
그것은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일세/
그런데 인생은 취하려 남의 것을 뺏고/ 속여서라도 저만 누리려하네/
그래서/ 온 세상은 미움과 다툼이 가득한 걸세/
만약/ 상대를 인정하고/ 보호해 주려고 한다면/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이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살던/ 상대를 사랑하고자 한다면/ 받을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
주님이/ 그렇게도 가르쳤는데/ 인생은 왜 취해야 행복하다는가/
자 보아라/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하여야/ 다 얻고 누리는 것이라네/


행복을 전하는 김장로

진정 행복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김장로. 그래선가 그의 얼굴은 항상 환한 미소로 충만하다. 딸 김혜원(프랑스 유학 중, 성악)씨는 전화인터뷰를 통해 김장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빠가 자랑스러워요. 저는 아빠를 통해서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알게 되었어요. 아빠가 보여 주셨기 때문이지요.”

그를 만나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김장로를 만나보면 알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자도 행복한 사람이다.


출처 / 한국선교신문 2001-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