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距離)
2007.02.23 12:12
돌담을 감싸고 있는 말씀 사이에서
외치는 소리
그 소리 때문에
내 몸이 커다란 귀가 되었습니다
손에 닿으면 손이 귀가되고
발에 닿으면 발이, 눈에 닿으면 눈이,
가슴에 와 다 을 때에는
하늘을 덮는 귀가 되어 기다렸습니다
어느 날
그 귀가 바람을 타던 날
한 시진 거리의 가깝고도 먼 곳에서
눈 없는 얼굴로
백팔 염주 입에 물고 작아지는 촛불 속에 있었습니다
이것은
모두
포도나무 뿌리에서
당신 옆에 서는 날 없어질 부끄러움 인 데도.
오늘은
몸부림치는 울음 속의 만남으로
본래 없었던 거리에서
내가 버린 귀를 들고
그 동안 흘러버린
소리들을 주어 담고 계시는 당신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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