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그늘
2012.11.16 14:11
이 형권 문학평론가, UCLA 방문교수, 충남대 교수 모든 생명의 근원은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 아마존의 거대한 원시림도 처음에는 작은 풀씨 하나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하나의 작은 풀씨가 자라 열매를 맺어 더 많은 풀씨를 생산하고, 그 풀씨들이 자라 더더욱 많은 풀씨를 생산하는 과정을 거쳐 울창한 밀림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그곳에는 작은 풀벌레부터 거대한 아나콘다까지 생명의 그늘로 얽히고 설켜서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했다고 하겠다. 작은 그늘 / 이주희 거친 땅에 내려선 아주 작은 풀씨 하나 심술궂은 바람이 이리저리 밀쳐내도 돌멩이 움켜잡고 용케도 버티더니 지는 햇빛 잠깐 들려주고 새벽이슬 조금 흘려주니 목축이며 자라나서 먼 길 가는 풀벌레 허리 펴며 쉬어간다 이 시에서 ‘아주 작은 풀씨 하나가“가 ”땅“에 내려서 “바람”과 “햇빛”과 “이슬”의 작용으로 한 포기의 풀로 “자라나”는 것은 생명의 기본 원리를 표상한다. 이 시가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생명 현상을 묘사하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즉 그렇게 자라난 풀이 저 만의 생명을 이어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먼 길 가는 풀벌레”의 휴식처가 되어준다는 사실을 확인 시켜주고 있다. 이 시는 하나의 작은 생명을 통해 일련의 거대한 생태원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작지만 아주 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미주시정신 : 2012. 여름. 시평에서 (Korean-American Poet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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